트럼프 털사 유세 '만원' 실패…K팝 팬들 '방해작전' 때문?
트럼프 털사 유세 '만원' 실패…K팝 팬들 '방해작전' 때문?
  • 뉴시스
  • 승인 2020.06.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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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부터 온라인 상에서 '입장권 가짜신청' 캠페인 벌여
입장권 대거 확보해놓고 유세행사에 불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유세행사를 가진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BOK센터에 빈 자리가 많이 눈에 띈다. 2020.06.2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유세행사를 가진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BOK센터에 빈 자리가 많이 눈에 띈다. 2020.06.2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 3개월 반만에 나선 선거유세 행사가 참가자 동원에 사실상 실패했다.

이날 행사가 열리 전 무료 입장권을 받기 위해 100만명 이상이 신청을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랑과는 달리,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유세 행사 장소인 BOK 센터 내에는 빈자리가 많이 보였다. 특히 2층 좌석은 대부분이 비었을 정도였다. BOK센터는 최대 약 2만명을 수용할 수있다.

이에 대해 주최측인 트럼프 대선캠프 측은 센터 밖에서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이 참가자들의 입장을 막는 바람에서 빈 자석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센터 밖에서 큰 시위는 없었다는 것이 목격자들의 주장이다.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위험을 과장한 보도 때문에 입장권을 받은 사람들이 행사장에 나오지 않았다며 언론 탓에 돌리는 주장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K팝 팬들과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틱톡(TikTok)의 십대 이용자들이 대통령의 털사 유세 행사를 방해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K팝 팬그룹들은 트럼프 대통령 털사 유세행사 입장권을 수만장 받은 다음 참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15일부터 팔로워들을 대상으로 트럼프 유세 입장권을 신청해 받은 다음 보이콧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같은 캠페인은 틱톡으로 신속하게 확대됐다. 실제로 지난 15일에는 한 여성이 틱톡에 올린 동영상에서 가짜로 기침을 하는 척하면서 "트럼프 유세에 참석하기로 했는데 갈 수없게 됐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비슷한 트윗과 틱톡 동영상들이 수천건 게재됐고, 수백만회의 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트럼프 유세 보이콧에 참여한 유튜버 엘리야 대니얼(26)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K팝 트위터와 알트 틱톡(Alt TikTok)이 좋은 동맹을 맺어서 정보들을 빠르게 퍼트렸다"고 말했다. 또 캠페인 참가자들이 해당 동영상을 하루나 이틀 뒤에는 삭제해 트럼프 재선캠프나 기성언론들의 눈에 띄지 않게 감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아이들은 똑똑하다. 모든 걸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국 팝그룹 BTS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 로즈볼 공연장(오른쪽)과 빈자리가 많이 눈에 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20일(현지시간) 툴사 유세장 모습. 한 트위터 사용자가 21일에 올린 트윗이다. <사진출처:트위터> 2020.06.21


21일 트위터에는 인산인해를 이뤘던 BTS의 로즈볼 공연장과 트럼프 털사 유세장 사진을 나란히 배치한 트윗이 게재되는가 하면, "K팝팬들 고맙다"는 트윗도 올라왔다. 

공화당의 전략가인 스티브 슈미트는 "미국의 십대들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사나운 타격을 입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NYT는 최근 수개월간 K팝 팬들이 미국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일 국제해커조직 어나니머스 K팝 지부는 '팬캠 작전(Operation FanCam)'이라는 이름으로 댈러스 경찰의 애플리케이션(앱)에 대량의 팬캠을 게시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많은 양의 동영상이 특정 앱에 동시에 게시될 경우 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서다. 팬캠이란 '팬이 직접 찍은 영상'을 의미한다.

이날 댈러스 경찰은 트위터에 "만약 불법적인 활동을 하는 영상을 갖고 있다면 우리 계정으로 제보해달라"고 요청했다. 시위에 나선 이들의 얼굴을 영상으로 확인한 뒤 처벌에 나서겠다는 뜻에서다.

그러자 한국의 아이돌그룹 에이티즈의 팬인 한 누리꾼은 "경찰의 앱을 다운받은 뒤 여러분이 가진 모든 팬캠을 보내라! 그들이 하는 일을 최대한 방해하라!"고 트윗을 게시했다. 그는 또 "그들(경찰)을 당혹스럽게 만들라!"고 했다.

K팝 팬들의 호응도 이어졌다. 해외 누리꾼들은 "드디어 내가 갖고 있던 팬캠이 유용하게 쓰인다"며 동참 의사를 보였다. "K팝이 정말 자랑스럽다" "어나니머스와 함께 일할 수 있어 기쁘다"는 이들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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