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원 다음달 4일 올해 첫 대결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의 대표 인기 구단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라이벌전은 '슈퍼매치'로 불린다.
스타플레이어들의 수준 높은 경기력과 보이지 않는 신경전, 팬들의 응원전까지 볼거리가 풍성하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슈퍼매치'라고 언급할 만큼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더비로 평가받는다.
옛 이야기다.
28일 9라운드까지 서울은 3승6패(승점 9)로 9위, 수원은 2승2무5패(승점 8)로 10위에 처져 있다. 12개 구단이 싸우는 K리그에서 강등권이나 다름없는 초라한 중간 성적이다.
두 팀이 내달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시즌 첫 대결을 앞두고 있다. 과거 명승부를 기대했다면 이제는 졸전을 걱정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서울은 지난 27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9라운드에서 윤주태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지만 앞서 5연패를 당하며 깊은 슬럼프를 경험했다. 연패 탈출이라는 결과가 중요했지만 내용 면에선 인천전도 만족하기 어려웠다.
서울의 5연패는 전신 안양 LG 시절이었던 1997~1998년에 걸쳐 7연패를 당한 이후 최다 연패다.
5연패를 당하는 동안 무려 14골이나 내주는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주축들의 부상과 이탈 등 악재가 겹쳤고, 빈약한 공격진은 상대 수비를 뚫지 못했다.
시즌 초반 성인용품 '리얼돌' 파문과 수석코치를 교체하는 등의 이슈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뒷말이 많았다.
임대 영입한 수비수 윤영선이 합류한 첫 경기에서 연패를 끊고, 부상에서 기회를 잡은 윤주태가 골 침묵을 깬 점이 그나마 희망적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슈퍼매치를 앞두고 "준비를 잘 해서 서울의 본 모습을 되찾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2연패 중인 수원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개막전에서 0-1로 패했지만 디펜딩챔피언 전북 현대를 상대로 끈끈한 경기력을 보여줄 때만 해도 기대를 모았다.
잠깐이었다. 울산 현대와의 2라운드에서 먼저 2골을 넣은 후, 내리 3골을 허용하며 2-3으로 역전패하는 장면에서 뒷심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들쭉날쭉한 경기력 속에서 특히 후반 집중력과 체력 저하가 두드러졌다.
대구FC와 8라운드에서 1-0으로 앞서다 후반 중반부터 내리 3골을 헌납하며 1-3으로 무너졌고, 상주 상무와 9라운드에서도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41분 강상우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전반적인 경기력 저하로 지난해 20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던 타가트는 1골에 머물러 있다.
이렇다 할 전력 보강 없이 버티기에 의존하면서 한계가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14년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뀌면서 예산이 많이 줄었다. 투자에 인색해지면서 더 이상 '명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슈퍼매치 통산 전적은 서울이 34승23무32패로 근소하게 앞선다. 서울이 최근 16경기(9승7무) 연속 무패를 기록 중이다.
K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다.
최근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및 실행방안'에 따라 제한적 관중 입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슈퍼매치 이전에 유관중 전환은 쉽지 않다. 가능하다고 해도 30~40% 수준만 입장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러 가지로 과거 슈퍼매치의 분위기는 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