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되자
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되자
  • 김민귀 기자
  • 승인 2020.07.08 0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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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달리 이제 암이라는 진단이 곧 죽음을 의미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적극적인 검사와 조기발견 그리고 치료법의 발전으로 인해 갈수록 암을 극복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과는 달리 아직도 암이라고 하는 진단이 죽음에 버금가는 정신적인 충격을 주는 것은 여전하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암 치료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암에 대한 정신적인 충격과 치료과정의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일, 그리고 암생존자의 삶의 질 문제가 마찬가지로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암환자는 진단시부터 다양한 정신신체적인 어려움을 경험한다. 우울, 불안, 불면, 분노, 애도, 피로, 신경성 통증 등이 그것이다. 이 중 암환자의 투병 의지를 꺽고 암생존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심리적 문제로 가장 심각한 것은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기분이 저하되고, 부정적인 생각이나 죄책감과 죽음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히는 상태를 말한다. 

암환자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조사결과에 따라 일반인의 몇 배, 높게는 10여 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암환자의 4명 중 1명이 심각한 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러한 우울증이 그 자체로 심리적인 고통을 의미할 뿐 아니라, 암의 성공적인 치료를 방해하고 전체적인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데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암환자의 심리적인 문제, 특히 우울증에 대한 심각성을 일찍 인식하여 '정신종양학'이라는 학문을 발전시켜 30년 이상 경험과 연구결과가 쌓여왔다. 이에 따르면 우울증은 암환자의 면역기능을 떨어뜨리고 유전자 손상 회복을 방해하며. 암세포 주위의 혈관 증식을 촉진시켜 암세포의 생성과 전이 확률을 높여준다고 한다. 

암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난 후에도 우울증이 해결되지 않아 정상적인 생활을 회복하지 못하고, 재발에 대한 두려움, 건강염려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우울증을 겪고 있는 암환자의 소수만이 전문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암병원에서는 통합치료센터 내에 정신건강클리닉을 두어 암환자들의 정신적 어려움을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마음의 고통을 다스릴 뿐 아니라 우울증상을 치료함으로써 성공적인 암치료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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