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노회찬 기막히는 비극…40년 우정 두사람 7월에 극단선택
박원순-노회찬 기막히는 비극…40년 우정 두사람 7월에 극단선택
  • 뉴시스
  • 승인 2020.07.1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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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박원순, 1956년생 동갑내기로 40여년간 우정
노회찬, 2018년 불법정치자금 수수의혹에 극단 선택
박원순, 최근 여비서 성추행 혐의 피소…숨진채 발견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을 위한 업무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을 위한 업무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

 지난 2018년 7월 23일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사망 소식이 언론을 통해서 전해지면서 세상은 충격에 빠졌다. '드루킹' 김동원씨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노 원내대표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내용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날 밤 노 원내대표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정치적 과제를 계승하겠다"고 했지만, 2년여가 지난 지금 그 약속은 더 이상 지키기 어려워졌다.

노 원내대표의 정치적 유지를 계승하겠다던 박 시장 역시 최근 자신의 전직 여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9일 실종됐다 끝내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40여년간 이어진 동갑내기 두 친구가 모두 비극적 죽음으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것이다. 

생전 두 사람의 인연은 각별했다. 인권변호사로 시작해 시민운동가를 거쳐 첫 3선 서울시장까지 역임한 박 시장은 차기 대권 주자로 꼽혀온 정치인이다.

돈도 없고 세력도 없던 박 시장이 지난 10년에 가까운 서울시정을 막힘없이 추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바로 고(故) 노 원내대표였다. 노 원내대표는 박 시장이 정치에 첫 발을 내딛던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부터 적극적인 지원자로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두 사람은 1956년생 동갑내기지만, 노 원내대표가 재수를 하면서 경기고등학교 선후배 사이가 됐다. '노동'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있던 두 사람은 활동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의견을 나누던 사이였다.

박 시장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때마다 노 원내대표는 적극적인 지원자로 나섰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무소속이었던 박 시장이 범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되자 진보신당 소속 노 원내대표는 불출마 선언하며 박 시장에게 힘을 보탰다. 대신 박 시장 선대위에 이름을 올리고 그의 당선을 위해 뛰었다. 2014년 6월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노 원내대표는 박 시장의 도우미를 자청했다.

하지만 정치적 동반자로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노 원내대표는 지난 2018년 7월 23일 '드루킹' 관련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노 원내대표의 빈소에서 박 시장은 "(노 원내대표가) 혼자 너무 많은 고통을 겪고 고민을 했던 것 같다"며 "미안하고 죄송한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노 원내대표가 남긴 많은 정치적 과제들을 남은 저희들이 이어받아서 국민들을 위해 더 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이제 지켜질 수 없게 됐다. 박 시장도 친구인 노 원내대표가 목숨을 끊인지 2년만인 지난 9일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가 실종됐던 7시간 동안 세상은 또 한번 충격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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