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희에 저항감…나이지리아 후보 지지"日언론
"일본, 유명희에 저항감…나이지리아 후보 지지"日언론
  • 뉴시스
  • 승인 2020.07.1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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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협력, 나이지리아 후보 추천 방안 유력"
"한국 영향력 확대에 경계"
"유명희, WTO 사무총장되면 日에 불리한 판결 내리는것 아니냐 우려도"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디지털 경제통상 컨퍼런스'에 참석해 환영사하고 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디지털 경제통상 컨퍼런스'에 참석해 환영사하고 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출마를 표명한 데 대해 일본 언론이 연일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일이 일본의 반도체 3개 품목 수출규제와 관련 WTO에서 갈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자국에 '악재'가 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10일 마이니치 신문은 "WTO 사무총장전, 혼전 후보자 8명 가맹국 생각 교차"라는 기사에서 WTO 사무총장으로 8명의 입후보자 가운데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도-이웰라 세계 백신면역연합(GAM) 이사장이 지명도도 높고 대망론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신문은 일본이 "유럽 세력과 연계해 국제적 지명도가 높은 나이지리아 후보를 추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며 "반도체 소재 등 수출관리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한국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는 저항이 강하다"고 전했다.

한 외무성 간부는 오콘도-이웰라 GAM 이사장이 "세계은행에서도 25년간 근무하고, GAM 이사장으로 자국의 재무장관·외무장관 경험자다. 높은 국제적 지명도로 대국과 대등하게 서로 싸울 수 있는 무게감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일본 외무성 간부의 오콘도-이웰라 GAM 이사장에 대한 평가가 높다면서 "오콘도-이웰라 GAM 이사장의 일본 국내에서의 지명도는 높지 않으나 독일, 프랑스의 유럽세력 등과 보조를 맞춘다면 아프리카 출신 및 여성 첫 사무총장의 유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 외무성 간부가 "(오콘도-이웰라 GAM 이사장과는) 대조적으로 같은 여성 후보인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의 유 본부장에 대해 냉담함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 내에서는 아주 중요한 과제인 WTO 개혁에 대해 한국이 일본과 미국, 유럽 정도 관여해오지 않은 점과 유 본부장의 국제적인 지명도가 낮은 점 등을 들며 '일본의 보도는 유 본부장을 너무 크게 다루고 있다(외무성 관계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신문은 외무성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겉으로는 "한일 간 현안은 사무총장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후보자의 인물 본위로 고르겠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한국의 영향력 확대 경계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8일 오후 서울 대한상의 영상회의실에서 주요국 통상장관 및 통상전문가와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 통상 및 투자를 회복·강화하기 위한 민관협력의 동력을 부여할 목적’으로 온라인으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통상 이사회」 세션에 참석하여, 주제발표를 통하여 ‘다자무역체계 신뢰 회복을 위해 WTO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전세계 무역 투자 위기상황에서의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였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8일 오후 서울 대한상의 영상회의실에서 주요국 통상장관 및 통상전문가와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 통상 및 투자를 회복·강화하기 위한 민관협력의 동력을 부여할 목적’으로 온라인으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통상 이사회」 세션에 참석하여, 주제발표를 통하여 ‘다자무역체계 신뢰 회복을 위해 WTO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전세계 무역 투자 위기상황에서의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였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특히 신문은 일본은 이번 신임 WTO 사무총장 선거에 도전할 후보자를 내지 않기로 조기에 포기했다고 전했다. 이유로는 "주요 각료 경험자 가운데 영어를 할 수 있는 점이 필요하나, 적임자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10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도 "WTO 톱 고르기 본명(유력자) 부재로 장기전도 미중이 주도권 다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 본부장의 출마를 다뤘다.

신문은 "한국에서 출마한 유 본부장이 당선되면 일본에게 있어서는 골칫거리(厄介·성가신 존재)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유 본부장이 "2019년 3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했다. 일본의 대한 수출 엄격화에 강하게 반발해 WTO 제소를 주도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만일 유 본부장이 사무총장이 된 후 WTO에서 한일 분쟁이 본격화된다면 ‘일본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들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전면적으로 (유 본부장을) 백업하는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청와대 경제 톱인 김상조 정책실장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사무총장에 대한 도전은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총 동원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안건’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지난 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같은 발언을 한 바 있다.

신문은 이번 WTO 사무총장의 키워드는 아프리카 출신자와 여성이라며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도-이웰라 세계 백신면역연합(GAM) 이사장이 조건에 들어맞는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9일 우익 성향 산케이 신문도 "입후보한 유 본부장은 지난해 9월 서울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관리 엄격화를 둘러싸고 일본을 WTO에 제소한다고 발표한 인물이다"며 "한국 출신 사무국장이 탄생할 경우 일본 통상(무역) 정책에 있어 '불안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9일 지지통신은 신임 WTO 사무총장 자리를 위해 8명이 출마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유 본부장의 고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통신은 "반도체 소재 수출관리에서 일본과 대립하는 한국도 후보를 내세웠으나 고전이 예상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통신은 유 본부장이 "수출관리 문제에서 일본 비판을 거듭해온 인물이나 국제 무대에서의 실적은 부족하다"며 "선진국 지지를 모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WTO 사무총장 선거에 관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난 7일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성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코로나(신종 코로나비아러스 감염증) 대응과 WTO 개혁 등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다각적 무역 체재 유지, 강화를 위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관점에서 일본도 선출 프로세스에 제대로 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사무총장 당선을 저지하겠다는 뜻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은 일본의 반도체 3개 품목 수출규제와 관련 WTO 제소 절차를 재개한 상태다. 이런 상황 속 WTO 일본 제소를 주도한 유 본부장이 WTO 사무총장에 출마하자 일본 언론은 관련 현안을 주시하며 관심 있게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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