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미 '바다가 육지라면' 쓴 원로작사가 정귀문 별세(종합)
조미미 '바다가 육지라면' 쓴 원로작사가 정귀문 별세(종합)
  • 뉴시스
  • 승인 2020.08.0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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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호 '마지막 잎새' 노래비 앞에서 정귀문(오른쪽) 옹. 2020.08.02. (사진 =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배호 '마지막 잎새' 노래비 앞에서 정귀문(오른쪽) 옹. 2020.08.02. (사진 =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원로 작사가 정귀문(78)씨가 1일 별세했다. 고인은 4개월 전에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다. 

1942년 경북 경주 현곡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7년 세광출판사의 신인 작품 공모에 '만추'가 당선되며 작사가로 데뷔했다. 이듬해 KBS 방송가요 '숲 속의 외딴집' 발표, TBC 신가요 박람회에서 '그림'이 선정되며 본격적으로 작사가로 활동했다.

서정적이고 향토적인 가사를 주로 써온 음악인이다. 단 한번도 고향 경주를 떠난 적 없이 고향을 지키며 노랫말을 써왔다. 1000여곡을 작사했다. 특히 배호의 마지막 곡으로 알려진 '마지막 잎새'(작곡 배상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작곡 이인권), 최안순의 '안개 낀 터미널'(작곡 이인권) 등의 노랫말이 대표적이다.

특히 '마지막 잎새'(2003년 현곡면 남사저수지 입구), '바다가 육지라면'(2009년 경주 나정해수욕장) 노래비가 고인의 고향인 경주에 세워져 있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배호의 유작이 된 '마지막 잎새'는 고향에 있는 현곡초등학교에서 떨어지는 플라타너스 나뭇잎을 보며 학창시절, 첫사랑과 이별한 어릴 적 친구를 떠올리며 적어 내려간 가사"라고 설명했다.

'바다가 육지라면' 가사에 대해서는 "감포 해변에서 수평선을 바라보며 지은 노랫말"이라면서 "가고픈 곳, 갖고 싶은 것 찾아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 같은 바람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작년 '2019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는 경주 출신 시인 박목월과 김동리와 함께 정귀문의 노래를 한데 모아 '동리·목월·정귀문 선생 그리고 시와 노래' 공연이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고인은 경북 지역을 대표하는 포항MBC 개국 당시부터 최근까지 무려 49년간 방송 프로그램을 맡아왔다.

박 평론가는 "오로지 고향에서만 창작 활동을 했던 향토 작사가로 70년대 고향의 정취, 향수 등을 담아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서정적인 노랫말을 통해 고향의 소중함을 일깨웠다"고 전했다.

고인은 '제12회 한국가요 창작인 공로대상', '제6회 대한민국 연예 예술상' 등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임문조 씨와 아들 인걸, 딸 미원·미정 씨를 남겼다. 빈소는 경주전문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 3일 오전 6시20분, 장지 하늘마루. 054-744-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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