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하고 소박한 일등 간식 떡 맛있게 먹기
구수하고 소박한 일등 간식 떡 맛있게 먹기
  • 김민귀 기자
  • 승인 2020.08.28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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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의 버버리찰떡은 그다지 독특한 떡은 아니다. 단지 떡 안에 주로 넣는 고물을 밖에 붙인다는 것과 고물의 질과 양이 다를 뿐, 그러고 보니 특별한 아이디어인 것도 같다. 

 

찰떡 반죽에 버버리찰떡의 팥고물 대신 콩가루를 묻히면 인절미, 팥고물을 소로 사용하면 찹쌀떡, 찹쌀 대신 멥쌀을 사용하면 시루떡이 되는 것이다. 떡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쌀을 불리고 찐 다음 찧어서 반죽으로 만들기까지 8~10시간가량 동을 들여야 하니 떡을 먹을 때는 그 공을 한 번씩 생각해볼 만하다. 그러나 떡은 잘 쉰다. 

유니와 민구이 엄마는 염소 같은 식서으로 소식과 채식을 선호하지만 떡 앞에서만은 귀여운 식탐을 보여주곤 한다. 농촌에 살던 당신의 어린 시절엔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배부른 간식이 떡이었기 때문이란다. 그리하여 절대로 떡을 소홀히 대하는 법이 없다. 모든 떡은 가장 맛있을 때 한 번 먹고 쉬기 전에 위생봉투나 은박지 등으로 꽁꽁 감싸 냉동 보관한다. 먹고 싶을 때 꺼내서 반드시 다시 냄비에 쪄 드신다. 수분이 빠져나갔을 때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찰떡 종류는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굽거나 군고구마 냄비에 굽는다. 겉은 바삭, 속은 말랑할 때 그냥 먹거나 콩가루, 팥고물 등에 묻혀 먹는다. 다진 견과류를 섞은 설탕, 각종 조청, 꿀,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린 간장, 심지어 달달한 고추장까지 찍어 먹는다. 민구이는 들기름네 구운 김에 돌돌 말아 먹거나 동치미랑 곁들여 술안주로 먹는다. 찰떡을 잘게 잘라 팬에 볶듯이 구워 설탕을 솔솔 뿌려 내면 누룽지 같은 간식도 된다. 

멥쌀떡은 한 번 수분이 빠져나가면 쪄도 금세 다시 마른다. 떡볶이나 갈비찜에 넣어 푹 익혀 먹거나 파스타, 그라탱, 피자 등에 밀가루 재료 대신 사용하면 부드럽게 먹을 수 있다. 아이들 간식이나 술안주로 활용하려면 꼬치에 꽂아 기름에 튀겨서 매콤 달콤한 양념이나 데리야키 양념을 듬뿍 바르면 된다. 

멥쌀떡도 찹ㅆㄹ떡도 맛있어지는 엄마의 최고 노하우가 있다. 반질반질 먹음직스럽게 윤이 나는 잘 익은 홍시를 준비한다. 엄마는 홍시 꼭지만 솜씨 좋게 도려내고 숟가락을 넣어 한 숟가락 듬뿍 떠올려 구운 떡에 얹어주신다. 쇠 젓가락에 떡을 꽂아 기다렸다가 날름 받아먹는 쫄깃 쫄깃 달콤한 맛은 세상 어떤 맛과도 바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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