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으면 곧바로 실천해야 합니까 ( 聞 斯 行 諸 )
들으면 곧바로 실천해야 합니까 ( 聞 斯 行 諸 )
  • 장기대 고문(대표이사, 티시그린)
  • 승인 2018.10.22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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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자로가 공자에게 물었다.

"선생님, 좋은 가르침을 들으면 곧바로 실천해야 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아버지도 계시고 형님도 계신데, 어찌 들었다고 그것을 곧바로 실천해야 하겠느냐? 반드시 그분들께 여쭈어보고 행동해야지."

자로가 나가고 조금 있다가 염유가 들어와서 공자에게 물었다.

"선생님, 좋은 가르침을 들으면 곧바로 실천해도 되겠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아무렴, 좋은 가르침을 들으면 곧바로 실천해야 하고말고."

염유가 나간 뒤 공자를 모시던 공서화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선생님, 이상합니다."

"뭐가 이상하다는 말이냐?"

"증유(자로)가 '좋은 가르침을 들으면 곧바로 실천해야합니까?' 여쭈었을 때는 아버지와 형님께 알리고 나서 실천하라고 하셨으면서, 염구(염유)가 여쭈었을 때는 곧바로 실천하라고 하셨으니 말입니다. 두 사람이 같은 질문을 했는데, 어째서 반대로 대답하시는 겁니까?"

"옳아 그래서 이상하다는 말이구나, 왜 그렇게 했느냐 하면 말이지, 구는 너무 소극적이라 격려하려고 한 것이고, 유는 너무 적극적이라 성질을 눅여 주려고 한 것이다."

공자
공자

▶ 눈높이 교육이라는 말이 있다. 배우는 사람의 수준에 맞추어서 가르친다는 말이다. 공자는 배우는 사람의 자질과 성격을 잘 파악하여 그에 맞게 가르쳐 주었다. 그래서 교육 효과 가 아주 높았다. 자로는 진취적이며 용맹한 성격에 걸맞게 군사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였고, 염유는 세심하고 꼼꼼하며 소극적인 성격에 걸맞게 세무 회계와 같은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였다. 자로는 행동이 앞서서 늘 공자에게 제지를 당했고, 염유는 자기가 섬기는 계 씨를 위해 너무 각박하게 세금을 거둬들여서 공자에게 호된 꾸중을 들었다.

장단점을 잘 파악하여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은 사람을 교육하고 이끌어 가는 데 아주 중요한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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