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코로나 블루
  • 오신기 기자
  • 승인 2020.09.16 0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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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집 안에만 갇혀있다. 햇볕 쬐기도, 시원한 공기를 마시기도, 몸을 움직이기도 쉽지 않다. 몸과 함께 마음도 점점 가라앉아 가는 것만 같다. 우울해져만 간다.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조차도 이제는 더 이상 놀라운 말이 아니다. 코로나 때문에 우울하다는 말부터가 이젠 식상하다. 집안에만 박혀 있으니 우울해져 가는 이 현상이, 그 자체로 새로운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뉴노멀 중의 하나로 블루가 들어선 셈이다. 우울이 일상화된 세상이다. 

주로 앉아서만 지내는 생활양식, 이른바 좌식 생활이 우울증의 위험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 적절한 운동은 당뇨나 비만, 심혈관질환뿐 아니라 정신건강의 개선에도 직접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앉아서 지낸다는 사실만으로도 그것이 정말 우울과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까, 코로나 블루는 정말로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안에만 앉아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인 것인가.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똑같은 좌식 생활이라고 하더라도 정신적인 활동 여부에 따라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고 한다. 앉아서 TV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등 수동적인 활동을 하던 시간을, 똑같이 앉아있다 하더라도 뜨개질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등의 적극적인 정신활동의 시간으로 변화시켜 보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하루에 약 30분 정도의 정신활동 변화에 대략 5% 정도의 우울증 증상 개선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즉, 신체적으로는 변화가 없다 하더라도 정신적으로  어떤 상태를 유지하느냐에 따라 우울감 또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연구가 시사해주듯, 제한된 신체적 생활 반경이 무조건 우울감으로 이어져야만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같은 방구석 라이프라 하더라도 나의 마음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기분과 정신건강은 분명 달라질 수 있다. 꼭 밖을 나돌아 다니지 않아도 우울을 벗어날 수 있다. 즉, 우리의 일상이 되어 버린 이 우울감, 코로나 블루의 원인 역시 단지 우리가 집안에 갇혀있기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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