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단풍·성탄절, 때마다 노심초사…"올해 기념일 잊어라"
핼러윈·단풍·성탄절, 때마다 노심초사…"올해 기념일 잊어라"
  • 뉴시스
  • 승인 2020.10.1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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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등 인구 이동 예상때마다 방역 전략 세워
매번 새 방식은 한계…겨울철 감염규모도 우려
"1~2주 전략 안돼…장기적 마스터플랜 세워야"
"완화·강화보단 지켜야할 방역수칙 관심 필요"
지리산 천왕봉 7부 능선 단풍. (사진=뉴시스 DB). 2020.10.13.
지리산 천왕봉 7부 능선 단풍. (사진=뉴시스 DB). 2020.10.13.

온 국민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장 속에 풍속도마저 바꿨던 추석 연휴가 끝나자 가을 단풍여행 시즌이 다가왔다. 겨울엔 눈꽃시즌, 크리스마스, 연말, 설날 등 인구 이동이 예상되는 시기가 반복될 예정이다.

그동안 정부는 각종 기념일을 중심으로 한 휴가와 연휴 때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등 방역전략을 마련해 왔다. 하지만 매번 새로운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방역전략을 수정했고, 그로 인한 국민 피로감이 심각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방역전략 수립과 함께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결국 개개인의 방역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4일 산림청 국립수목원의 가을단풍 예측 지도를 보면 15일 소백산, 17일 설악산에 이어 24일 경기도 수리산, 26일 전북 내장산의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31일엔 젊은층 위주로 유행하는 핼러윈데이가 있고, 12월엔 크리스마스와 연말, 내년 1월엔 설날 등이 예정돼있다.

코로나19 국내발병 이후 지난 9개월간 우리나라는 인구 대이동이 예상되는 시기마다 방역전략을 제시했다.

4월 국회의원 선거때는 선거 관련 지침을 만들었고 4월말~5월초 연휴에는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했다. 7월말~8월초에는 휴가기간 분산과 해수욕장 등 휴가지 방역 강화 조치를 적용했다. 추석을 앞두고는 9월28일부터 10월11일까지 추석 특별방역기간을 설정했다.

그간의 예방적 방역 조치의 성과는 시기마다 엇갈렸다. 4월 국회의원 선거때는 관련 감염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4월말~5월초에는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감염이 발생해 전국적으로 번졌다.

7월말~8월초 휴가 이후에는 8월 중순부터 수도권에 유행이 발생했다. 추석 연휴기간에는 14일 현재까지 감염사례가 7건만 보고된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주요 지표 중 하나인 감염경로 미파악자 비율은 4월말~5월초 집단감염의 여파로 5월18일 5.7%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단 한번도 5% 이하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7월말~8월초 휴가철의 여파로 감염경로 미파악자 비율은 8월10일부터는 10% 이상의 비율을 유지 중이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지난 4월15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1동 제3투표소인 웨딩홀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투표를 하고 있다. 2020.04.15.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지난 4월15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1동 제3투표소인 웨딩홀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투표를 하고 있다. 2020.04.15.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역전략은 적응에 따른 국민 피로도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한계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추석이든 핼러윈이든 크리스마스든 구분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방역은 계속 해 나가야 하는데 전략을 자꾸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계절적으로 이점이 있었던 여름철과 달리 앞으로는 온도가 내려가 바이러스 생존력과 사람들의 실내 활동이 증가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와 방역당국이 아직도 1~2주 정도의 전략을 세우고 상황을 낙관하고 있는데, 중·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2~3번 큰 파도를 겪었는데, 이번에 올 파도는 크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국민 스스로가 원칙을 지키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9월7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이 발표한 설문조사를 보면 사람을 만날 때 2m 물리적 거리두기 항상 실천율은 23%, 이동이나 외출 자제 항상 실천율은 30% 수준에 머물렀다. 하루동안 마스크없이 만난 사람도 3.51명이었다.

감신 대한예방의학회 이사장(경북대 교수)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1~3단계로 돼 있는데 1단계니까 완화됐고, 2단계니까 강화됐다는 접근보다는 각 단계에서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신경써야 한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가 될수록 원칙을 지키고 방역을 생활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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