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전세대출 120조 넘었다…3년새 80조 폭증
은행 전세대출 120조 넘었다…3년새 80조 폭증
  • 뉴시스
  • 승인 2020.10.20 0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16개 은행 전세자금대출 잔액 120.1조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조사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5%로 작년 8월 둘째주 이후 60주 연속 상승했고, 특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 0.09% 올라 66주 연속 상승으로 지난주(0.08%)보다 상승폭을 소폭 키웠다. 사진은 5일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밀집지역의 부동산 업체 게시판의 모습

조현아 기자 = 국내 은행의 가계 전세자금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12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새 불어난 규모는 80조원에 육박했다. 전셋값이 치솟자 가계가 보유한 자금만으로는 전세자금 감당이 어려워 대출로 메운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16개 은행의 8월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120조1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조9000억원(2.5%) 증가했다. 지난 2월(3조7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큰 증가 규모다. 전년동기대비로는 31조3000억원(35%) 급증했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16년말 36조원에 불과했으나 2017년 48조6000억원, 2018년 71조7000억원, 2019년 98조7000억원, 올 8월 120조1000억원으로 뛰면서 점차 몸집을 불렸다. 지난 2017년 8월부터 올 8월까지 3년 사이 늘어난 전세대출 규모는 77조3000억원에 달한다. 올들어서만 21조6000억원 불어나 지난해 연중 증가액(26조9000억원)에 맞먹는 수준을 보였다.

지난 달 전국 전셋값이 0.53% 올라, 최근 5년5개월 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세가격은 0.13% 올라 관련 통계 조사를 시작한 2015년 7월 이래 가장 상승률이 컸다

전세대출이 급증한 것은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전셋값이 뛴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기준 전국 주택종합 전세가격은 0.53% 올라 전월(0.44%)대비 상승률이 커졌다. 이는 지난 2015년 4월(0.59%)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28일 기준 0.09% 상승해 6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등으로 전세 매물 급감 현상이 나타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한은도 전세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 등으로 전세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셋값 상승에 따른 전세자금대출 수요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미 전세대출이 120조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올해 남은 기간 비슷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잔액은 13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