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 "'브람스'서 첫 멜로…20대 돌아본 선물같았다"
박은빈 "'브람스'서 첫 멜로…20대 돌아본 선물같았다"
  • 뉴시스
  • 승인 2020.10.2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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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깍이 음대생 '채송아' 변신...바이올린 대역없이 연주
5살부터 연기…스토브리그 이어 연이은 호평 받아
 배우 박은빈

이현주 기자 = "멜로를 본격적으로 한 건 이 드라마가 처음이에요. 송아의 감정과 시청자의 감정이 멀어지지 않게 붙잡아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죠."

배우 박은빈은 20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SBS TV 월화극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나의 20대를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선물같은 시간이었다"며 아쉬움 가득한 소감을 전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늦깍이 음대생 '채송아'로 분했다. 바이올린을 사랑해 뒤늦게 음대에 들어갔지만 재능이 따라주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한 송아를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자신과 다른 '재능 있는' 피아니스트 박준영(김민재 분)과의 애틋한 로맨스도 호평받았다.

박은빈은 "과거의 작품들은 끝마칠때 어떤 이유에서든 눈물이 났는데 이번에는 눈물이 안났다"며 "왜 그러지 생각해보니, 기분 좋은 긴장감과 책임감이 막중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끝나고 나니 무사히 잘 마쳤다는 안도감이 든다. 극 흐름상 삭제된 신들이 많아 아쉬움도 들지만 여운이 강한 결말이라는 생각이다."

"그간 출연해왔던 작품 중 가장 결이 다른 작품"이라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조용했고, 뭔가 잔잔한 호수 위에 가끔 돌멩이를 던지는 정도의 느낌이라 스스로 확신을 갖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

그는 "혼자 판단이 어려워서 주변의 조언을 구했을 때 아날로그적 감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꽤 많았다"며 "요즘처럼 자극적인 것이 많은 시대 어쩜 우리 드라마처럼 서정적으로 예쁜 이야기가 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청률에 대해서는 "사실 시청률 영역은 배우가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기대를 접어두긴 했었다"며 "기대 이상으로 많이들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극중 송아와 같은 29살로서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송아가 바이올린에 대해 진심인 만큼 나도 '연기하는 나'에 대해 되게 진심이라는 마음이 불현듯 들었다."

5살부터 연기를 해온 '베테랑' 연기자지만 본격 멜로는 처음이라는 전언이다.

박은빈은 "그간 멜로를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 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시기를 기다려 왔다"며 "그때 이 드라마, 29살 송아가 저에게 왔다"고 말했다.

그는 "멜로를 본격적으로 한 건 이 드라마가 처음"이라며 "멜로는 감정라인을 제대로 이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 표정 연기나 침묵 속 표현해야 하는 것이 많아서 그 감정을 날 것으로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송아 시점으로 극이 진행되는 게 많아서 시청자가 송아에 자기 자신을 동일시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며 "제 감정과 시청자 감정이 멀어지지 않게 붙잡아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전작 '스토브리그' 이세영에 이어 '브람스' 채송아까지 전혀 다른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는 평가다.

박은빈은 "만약 캐릭터가 비슷했다면 어떻게 차별점을 둬야 할까 고민했겠지만 둘은 딱 봐도 너무 다른 인물"이라며 "연기하기는 오히려 편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는 '채송아'에 가까운 역을 많이 했다가 '청춘시대'를 전환점으로 '이세영'으로 결이 다른 캐릭터를 했다가 다시 '채송아'로 돌아오니 편한 옷을 입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여러모로 연기 폭을 넓힌 것 같아서 즐겁게 생각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29살 박은빈은 '이세영'과 '채송아' 사이 어디쯤 있을까. "둘 사이 어딘가에 있는 것 같다. 이세영처럼 똑부러지고 바른 말을 하다가도, 잘 참는 면은 채송아 쪽이 가까운 것 같다. 어릴 때엔 채송아와 비슷했는데 지금은 송아만큼 답답하진 않은 것 같다."


실제 바이올린 연주 실력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 바이올린을 접한 적은 있지만 너무 오랜만이라 도레미파솔도 망각한 상태였다"며 "졸업 연주회 장면을 위해 굉장히 열심히 연습했다"고 강조했다.

덕분에 졸업연주회는 대역 없이 다 소화했다. "대역 없이, 선생님 없이 혼자 연주하고 싶었다. 그게 더 진정성이 있다고 느꼈다. 흉내만 내고 싶진 않았다."

클래식 업계 종사자들에게서 '잘 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을 땐 정말 뿌듯했다. 그는 "작가가 클래식 업계 종사자들의 반응을 대신 전해줬는데 정말 잘하고 있다, 눈물이 난다고 해줘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배우라는 직업에 만족한다. "하고픈 게 많은 제게 욕구를 채워주는 좋은 직업"이라며 "항상 일이 우선 순위에 있어 결혼이나 연애도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송아가 행복해졌듯 송아를 응원해주신 분들도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이제 송아를 보내고, 송아와 결이 다른 모습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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