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에 무슨 일…외국인, 32일 연속 매도
신한지주에 무슨 일…외국인, 32일 연속 매도
  • 뉴시스
  • 승인 2020.10.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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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명분 약한 대규모 유상증자에 팔은 것"
일각에선 경영권 강화 위한 유증이라 해석

신항섭 기자 = 외국인들이 신한지주(055550)를 32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는 모습을 보이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증권가는 명분이 약했던 1조16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불렀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재일교포 주주들의 힘을 빼고 현 경영진의 힘을 강화시키기 위해 다른 투자 세력을 끌어온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으며, 이것이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고 풀이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9월2일부터 10월21일까지 32거래일 연속 신한지주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이 판 규모는 5882억원에 달한다. 이 여파로 신한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62.54%에서 54.02%로 줄었다.

9월과 10월 코스피 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강했으나 32거래일 연속 순매도 하진 않았다. 특히 신한지주는 금융주로 원화강세 현상이 나타나면 매수세가 몰리고 주가가 상승하는 성향이 있다. 여기에 배당이 다가와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받을 수 있는 시기다. 긍정적인 시장 환경에도 외국인들로부터 외면 받은 것이다.

증권가는 이에 대한 배경으로 대규모의 유상증자를 꼽았다. 지난달 4일 신한지주는 약 3913만주(1조1600억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니티(AEP)가 6050억원, 베어링PEA가 5532억원을 출자하는 유상증자였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신주 상장일이 지난 10월20일 이었음을 감안할 때, 연관성이 높아보인다. 특히 발표 당시 주가(2만9650원)보다 낮은 발행가액(2만9600원)이 산정됐다는 점이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한 금융 애널리스트는 "수급을 명확하게 분석하기 어렵지만 시기적으로 볼 때, 그 시점에 증자가 있었고, 끝나는 시점에 배정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유상증자가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한지주가 현 경영진의 힘을 강화시키기 위한 유상증자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한지주는 탄생 당시 재일교포 340여명으로부터 출자금을 확보해 은행을 설립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이 재일교포들은 초대 주주가 됐고 약 12%~17%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증자로 재일교포 지분율이 떨어지게 되고 글로벌 펀드들의 의결권이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나게 돼 경영진의 힘이 보다 탄탄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증권업계는 이같은 해석에 대해서도 비우호적이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해는 되지만 기존 주주들을 납득시키기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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