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자동분석 기술개발…15분내 검사 가능
심혈관질환 자동분석 기술개발…15분내 검사 가능
  • 지태영 기자
  • 승인 2020.11.04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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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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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심혈관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15분 내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심혈관 질환을 간편하고 신속하게 검사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biomarker) 자동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바이오마커 자동 분석 기술은 심혈관 질환 시 농도변화가 생기는 단백질 등 마커 5종을 측정하는 기술로 ▲신호 증폭 기술 ▲고밀도 항체 고정화 기술 ▲회전 운동 기반 자동화 기술로 이뤄졌다.

가정용 전자레인지 크기로 기존 상용화된 시스템이 갖고 있는 크고 오랜 진단시간, 고비용이란 단점을 해결했다.

이 기기를 활용하면 시간을 다투는 긴급한 예비 심혈관 질환자가 사전 검사를 대형병원에 가지 않고서도 지역병원에서 쉽고 빠르게 검사받을 수 있어 심혈관 질환의 악화 방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바이오마커란 체내 이상 징후를 알아낼 수 있는 물질로 DNA, 단백질 등의 지표들이다. 심근경색증, 협심증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은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의 단계를 거쳐 발생하는데 이번 ETRI의 기술은 혈액 내 약 30 여가지 마커 중 심혈관 질환발병시 증가한다고 알려진 CRP(염증수치), D-dimer 등 5종 마커를 분석해 예측한다.
 
마커 감지의 원리는 바이오칩 표면에 고정된 고밀도 항체가 시료(혈장) 내 바이오마커를 잡아 특정 파장의 빛으로 바이오마커를 인지, 검출하는 방식이다.

이 분석기술의 핵심인 신호 증폭 기술은 바이오마커의 검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로 항체가 항원에 반응할 경우 내는 광신호를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신호를 키워준다.

또한 고밀도 항체 고정화 기술은 쉽게 관찰하지 못하는 낮은 농도의 단백질 검출도 가능케 해준다.
 
연구진은 자동 분석 시스템 내 혈액 검사 전처리(혈장과 혈구 세포를 분리하는 과정)를 위한 원심분리 기능도 탑재시켜  3분 이내에 1㎖의 혈액 전처리를 완료할 수 있다.

 회전 운동 기반 자동화 기술은 시료 및 여러 모듈의 이동거리를 최소화해 측정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이 기술은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편차 및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아  샘플 연속 측정 시 측정값의 편차를 뜻하는 재현성(CV)이 세계 최고 수준에 비슷한 3.4%로 측정됐다.

기존 진단검사용 의료기기들은 글로벌 제조사들이 대형병원 검사용으로 제작해 부피가 크고 가격이 고가여서 보건소나 중소 병원 등 보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검사에도 2~3일이 소요되는 등 질병의 중증도 판단에서도 애로가 있다.

ETRI는 이번 기술과 관련해 10여 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고 SPIE 포토닉스 웨스트(Photonics West)등 다수의 학회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연구진은 기술 상용화를 위해 바이오센서, 의료진단기기 업체 등에 기술이전을 추진 중이다.

 ETRI 허철 진단치료기연구실장은 "의료현장에서 다양한 검사체를 쉽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적정기술"이라며 "국내 산업체로 기술이전 및 상용화 지원을 통해 질병 조기예측과 상시모니터링으로 스마트 헬스 케어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충남대학교병원 건강검진센터장 정진규 교수는 "ETRI의 이번 기술은 간편하게 심혈관 질환자를 선별하고 예비 심혈관 질환자까지 예측할 수 있어 심혈관 질환 관리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진단, 비만관리 등 다양한 의료현장에 활용돼 의료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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