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근 "어휴, 한동민 넘으니 최정 나오고 최정 넘으니 로맥"
이보근 "어휴, 한동민 넘으니 최정 나오고 최정 넘으니 로맥"
  • 뉴시스
  • 승인 2018.11.0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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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SK와이번스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 8회초 2아웃 주자2루 상황에서 넥센 투수 이보근이 SK 로맥을 삼진아웃을 시킨후 기뻐하고 있다. 2018.10.30.

  "어휴, 한동민 넘으니 최정 나오고, 최정 넘으니 로맥 나오고. 나 때문에 질 줄 알았어요."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점차 살얼음판 리드를 지켜낸 넥센 히어로즈의 베테랑 우완 불펜 투수 이보근(32)의 회상이다.

 이보근은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SK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팀이 3-2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김강민을 상대한 이보근은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 한동민을 상대한 이보근은 김강민에 도루를 허용했다. 당초 심판이 아웃을 선언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판정이 번복됐다. 

이어진 무사 2루. 단타 하나면 동점을 허용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SK 타선에서 장타 능력을 갖춘 타자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보근은 침착했다. 한동민을 삼진으로 처리한 이보근은 최정, 로맥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팀의 1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9회초 등판한 김상수가 1이닝을 삼자범퇴로 끝내면서 2패에 몰려있던 넥센은 기사회생했다. 

 이보근은 3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삼진 3개는 정말 운이 좋았던 것이다. 다행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나 때문에 3패하고 지는 줄 알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내가 중심타선을 다 상대해 (김)상수가 편할 것이라는 생각은 들었고, 이길 것 같았다"며 미소지었다. 

 김강민의 도루에 대한 아웃, 세이프 판정이 뒤집힌 것과 관련해서는 "유격수인 (김)하성에게 물어보니 확실히 아웃이라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심판이 비디오 판독 후 손을 양쪽으로 벌리더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8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로맥을 상대하기 전 이보근이 고의4구 의사를 드러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보근은 "상대를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로맥이 첫 타석에 홈런을 친 것이 기억이 나 더그아웃에 의중을 물어본 것"이라며 "그랬더니 감독님이 나와서 승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3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SK와이번스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 8회 바뀐 투수 넥센 이보근이 역투하고 있다. 2018.10.30.
3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SK와이번스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 8회 바뀐 투수 넥센 이보근이 역투하고 있다. 2018.10.30.

최정, 로맥은 이보근의 뚝 떨어지는 포크볼에 헛손질을 했다. 이보근은 직구, 포크볼 승부로 위기를 넘겼다. 

 이보근은 "포수 (주)효상과 나의 생각이 일치했다. 직구 힘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승부구로 포크볼을 생각했다. 주효상도 조심스럽게 해야하니 포크볼 사인을 내더라"며 "타자들이 헛스윙을 할 때에는 그렇게 잘 떨어진 줄 몰랐다. 나중에 집에서 아내가 영상을 보여줘서 '이렇게 떨어졌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늘도 등판한다면 결정구는 포크볼로 던질 것이다."
  
평소 세리머니를 잘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워낙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겨서인지 이보근도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며 기뻐했다. "마운드에서 상황을 느껴보면 달라요. 나도 모르게 나왔어요"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2016년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두 번째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 이보근에게 이번 가을야구는 더욱 특별하다. 

"올해 팀에 우여곡절이 많아서 지금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하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안 좋은 일이 많아서 전부 안 될 것이라 말했는데 하고 있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라며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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