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시, 송현동 부지 맞교환 위해 '서부면허시험장' 내놓는다
[단독]서울시, 송현동 부지 맞교환 위해 '서부면허시험장' 내놓는다
  • 뉴시스
  • 승인 2020.11.1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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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LH, 송현동 땅 맞교환 부지로 서부면허시험장 검토
서부면허시험장, 가격·면적 등 최적 부지…주택공급 탄력도
정부와 서울시 등이 개발제한구역인 노원구 태릉골프장과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 등에 공공주택을 건립하겠다고 4일 발표했다. 이후 해당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사진은 5일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

윤슬기 기자 = 서울시가 대한항공 소유의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한국주택토지공사(LH)와의 교환부지로 마포구 상암동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송현동 땅 매입을 위해 LH를 통한 3자 매입방식을 추진 중인데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가 크기, 매입 가격 등 전반적인 제반사항을 고려할 때 맞교환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토교통부(국토부)가 지난 8·4 부동산 대책 발표에서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 등을 포함해 주택공급 방안을 발표했던 만큼, LH입장에서는 해당 부지를 매입할 수밖에 없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19일 서울시, 자치구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를 LH가 매입한 뒤 맞교환 할 시유지로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시유지인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을 LH와 송현동 부지와 교환할 부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이 맞다"며 "다만 아직 (양 기관이) 해당 부지로 교환하겠다고 완전히 합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부면허시험장, 공시지가 6배↑…"개발필요"



앞서 시는 지난달 8일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를 제3자인 LH를 통해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현동 땅의 소유권을 LH가 대한항공으로부터 먼저 매입한 후 땅값을 지불한다. 이후 시는 시 소유의 다른 땅을 LH의 송현동 땅과 교환하는 방식이다. 송현동 땅과 맞교환 될 부지가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땅인 것이다.

서부운전면허시험장은 지난 1994년 개장됐다. 당시만 해도 면허시험장 인근에는 쓰레기매립장인 난지도가 위치하는 등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허허벌판이었다.하지만 근처에 월드컵주경기장이 지어지고 DMC(디지털미디어시티), 상암동 택지, 공원 개발 등이 차례로 진행되면서 주변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

실제로 DMC역, 하늘공원, 문화비축기지 등 교통, 공원, 문화 인프라가 두루 갖춰지는 등 정주여건이 개선되면서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도 개장 당시 1m²당 54만1000원이던 공시지가는 올해 1월 기준 363만원으로 6배 올랐다.

저밀도 시설인 운전면허시험장을 이전해 해당 부지를 더 부가가치가 높은 용도로 개발하거나 이곳에 공동주택을 지어 부동산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서울시가 지난 2일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사유지 공원화 추진계획을 도시계획위원회에 보고한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보이고 있다

가격·면적 등 고려한 최적 부지…주택공급도 탄력

가격, 면적, 인프라 등을 고려할 때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는 송현동 부지와 교환하기에 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송현동 부지와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는 각각 면적이 3만6642m², 7만2571m²이다. 공시지가를 반영하면 각각 약 3300억원, 2634억원이다. 시세도 송현동 부지는 약 5000억원,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는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LH입장에서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를 매입해야 할 명분도 충분한 상황이다.

정부의 8·4 부동산 대책 발표 때 국토부는 신규 주택공급 부지로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1만가구), 용산구 캠프킴(3100가구)와 함께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에 35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토부는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을 전제로 해당 대상지에 주택공급 대상지로 포함시켰다. '자연녹지지역'인 서부운전면허시험장을 준주거지역 상향을 통해 용도변경을 하면 국토부 계획대로 3500가구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최근 부동산 시장은 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공급이 위축되면서 전세난이 심화된 상태다. 수급이 딸리면서 전셋값이 치솟고 집값까지 덩달아 상승해 정부가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공급 시기를 앞당겨야 하는 필요성도 대두된 상태다.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국토부 산하기관인 LH입장에선 송현동 부지와 맞교환을 통해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줄일 수 있다.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에는 교통 등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정부 계획대로 임대주택도 조속히 공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 내부에서는 정부와 협의 등을 통해 조속히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을 추진하고, 용도지역 변경 등의 절차를 거치면 내년 12월에는 부지 맞교환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가격대나 면적, 위치 등을 고려할 때 서부면허시험장 부지가 송현동 부지와 교환하기에 여러가지로 조건이 맞아 떨어진다"며 "서울시와 국토부 각각의 입장에서도 두 부지의 교환이 가장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택공급 방안에 방점이 있는 정부 부동산대책을 조속히 추진하기 위해서도 LH가 서부운전면허시험장과 송현동 부지를 교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LH공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송현동 부지를 매입하고 시유지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큰 틀에서 합의가 된 것은 맞다"면서도 "다양한 방식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정확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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