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올해 2분기 서울 실업률 5.3%…역대 '최고' 수준
코로나19에 올해 2분기 서울 실업률 5.3%…역대 '최고' 수준
  • 뉴시스
  • 승인 2020.11.2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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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정보원, '17개 시도별 고용동향' 보고서
전국 대비 0.9%p 높아…2000년 이후 가장↑
재확산에 고용악화 지속…"서울→전국 우려"
지난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강지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분기 서울의 실업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구직 활동이 활발한 청년층이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코로나19 확산에 기업들이 줄줄이 신규 채용을 축소하거나 연기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일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2020년 2분기 17개 시·도별 고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6월 서울의 실업률은 5.3%로 전년 동기(4.8%)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의 평균 실업률(4.4%) 대비 0.9%포인트 높은 것이다. 특히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매년 2분기와 비교하면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올해 2분기 서울의 실업률이 크게 상승한 것은 지난 5월 이른바 '이태원 클럽' 사태로 코로나19가 서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윤정혜 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은 "연초에는 대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고용 상황이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며 "그러나 5월 이후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안 좋은 형태를 보였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특히 서울의 고용 상황이 안 좋은 것은 청년층이 서울에 더 많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며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나서지 않으면서 비경제활동 인구가 많이 늘었고 고용률 자체도 좋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서울의 고용률은 59.0%로 전년 동기(60.1%)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전국의 평균 고용률(60.0%)을 1.0%포인트 밑도는 것이다. 고용정보원은 "서울의 노동시장이 활력을 잃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연령별 취업자를 보면 60세 이상(2.3%)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 규모가 감소했다. 특히 30대(-3.8%), 20대 이하(-1.9%) 순으로 감소율이 컸다.

산업별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직격탄을 맞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7.8%)의 취업자 감소율이 가장 컸고 건설업(-3.4%), 제조업(-2.0%) 순이었다.

올해 2분기 서울의 피보험자(431만9000명)도 전년 동기보다 0.4% 감소했다. 제조업과 사업시설관리 등이 피보험자 감소를 주도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평균 피보험자는 1.4% 증가했다.

공공고용 서비스를 통한 서울의 신규 구직 건수(17만4000건)는 전년 동기보다 9.2% 증가했다. 반면 신규 구인 인원(5만9000명)은 26.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신규 구인 인원을 신규 구직 건수로 나눈 '구인 배수'는 0.34로, 전국 평균(0.41)보다 낮았다. 고용정보원은 "전반적으로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서울의 이 같은 고용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지난 8월 광화문 집회를 기점으로 무섭게 진행했다가 잦아드는가 했던 코로나19 확산세는 최근 들어 연일 300명대 신규 확진자를 기록하며 고용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윤 팀장은 "더 큰 문제는 고용에서의 중심이 서울인데, 이곳이 흔들리면 전국적으로 다 흔들린다는 것"이라며 "양적 또는 질적으로 집중돼 있는 수도권에서 안 좋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지표는 한동안 계속 좋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실업률 상승을 부정적인 지표로만 해석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 팀장은 "코로나19 초기에는 경제활동 자체를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실업률도 떨어졌다"며 "그러나 실업률이 올라간다는 것은 경제활동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어서 좋은 신호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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