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배령에서 만난 자연의 맛…'한국인의 밥상'
곰배령에서 만난 자연의 맛…'한국인의 밥상'
  • 뉴시스
  • 승인 2020.11.2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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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곰배령' 편. (사진 = KBS 제공) 2020.11.19
한국인의 밥상. '곰배령' 편. (사진 = KBS 제공) 2020.11.19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이 해발 1164m 곰배령을 찾아 늦가을 청정의 맛을 소개했다.

19일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곰배령 주민들의 잣죽, 당귀를 넣어 끓인 닭, 고등어뭇국, 감자옹심이, 언감자떡구이, 마른오징어김치 등이 전파를 탔다.

곰배령은 과거 콩과 팥을 이고 고개를 넘어 양양장을 가던 길이었다.

곰배령 강선 마을은 사람이 사는 마을 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곳이다. 최불암은 23년 전 이곳으로 와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한 지어룡씨 부자를 만났다.

지어룡씨에게 곰배령은 그저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 아니라 삶의 터전이었다. 그는 집 뒷마당에 떨어진 잣 몇 개를 주워 학업 때문에 떨어져 있다가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아들이 좋아하는 잣죽을 끓여냈다.

집 주변에 흔한 당귀를 캐서 수제비도 한 그릇 내오고 겨울에 말려둔 황태를 불에 구워 아들과 함께 별미를 나누기도 했다.

또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농사일을 놓지 못하고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조대원, 허순근 부부도 만났다. 노부부는 여전히 당귀를 덕장에 말리고 땅을 파서 농사지은 감자와 무를 보관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어르신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잘 말린 당귀와 닭 한 마리 넣고 끓였고, 넉넉하지 못하게 사 온 고등어에 물을 가득 붓고 끓였다는 고등어뭇국도 선보인다.

귀둔리 오작골에서 나고 자랐다는 박병우, 박순덕 부부는 옆집 살던 오빠, 동생으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고. 3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이들 부부의 김장 소식에 딸들과 사위까지 모인 자리에서 순덕씨는 곰배령의 손맛을 보여주겠다며 감자옹심이와 언감자떡구이도 만든다. 처마 높이 매달아 뒀던 양미리를 숯불에 굽고 김치를 넣어 조림도 만들어낸다.

1년의 절반이 겨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겨울이 길고 춥다는 설피 마을도 찾았다.

이곳의 주민들은 이제는 길이 좋아지고 예전처럼 눈도 많이 오지 않는다고 회상했다. 지난달 끓여 먹었다는 돼지뼈국도 만들며 설피 마을의 옛 추억을 나눴다.

설피 마을로 귀촌하니 자급자족하는 삶을 즐기게 됐다는 사람들은 밭에 나가 늦가을 냉이를 수확해 가을 냉이도 무쳐내고 도토리가루로 배추전도 부치며 곰배령에 와서 터득한 단순하고 소박한 조리법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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