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용훈 UNIST 총장 "인공지능과 친환경 분야 선도할 것"
[인터뷰] 이용훈 UNIST 총장 "인공지능과 친환경 분야 선도할 것"
  • 뉴시스
  • 승인 2020.11.2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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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간 연구역량 약진, 국내외서 높은 평가
인공지능대학원 유치· AI 혁신파크 추진 박차
학사조직 개편, 3개 단과대학 신설
자동차와 에너지, 반도체, 헬스케어 중점 연구
"울산, 세계 최고 그린 수소 도시 조성 목표"
구미현 기자 =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용훈 UNIST 총장이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밝히고 있다.

구미현 기자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과학기술 핵심과제는 '인공지능(AI)'과 '친환경'입니다. 두 분야를 누가 선도하느냐 여부가 미래를 가를 겁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이용훈 총장은 23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장은 "특히 친환경 이슈는 당위를 넘어서 과학기술계가 헤쳐나가야 할 당면 과제이며, ‘기술혁신 전략’과 ‘단계별 로드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UNIST의 경우, 세계가 주목하는 연구개발(R&D) 역량을 토대로 내년부터 담대한 도전에 나서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친환경 관점에서 울산을 ‘세계 최고의 그린 수소 도시’로 만드는 것과 ‘인구 1인당 오염원 배출 최소 도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총장이 진두지휘해 나갈 각오”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취임 후 1년간 ‘울산의 디지털 뉴딜’에 전력을 쏟았다. 인공지능대학원 유치 및 인공지능 혁신 파크 추진, 반도체 소재부품 융합 추진단 및 대학원 유치 추진, 스마트헬스케어 융합센터 추진 등이다.

이 총장은 "울산은 물론 부·울·경 지역의 제조산업에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할 준비가 된 것"이라며 "앞으로 그 결실을 튼실하게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인터뷰하는 이용훈 UNIST 총장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소회는.

바쁜 1년이었다. 취임하면서 ‘해야 할 일을 잘하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이야기했는데, 지난 1년을 통해 ‘해야 할 일’을 좀 더 구체화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몇몇 성과를 도출했고, 앞으로 중점 추진해나가야 할 분야들에 대해서도 점차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도시와 국가의 미래를 바꿀 대학으로써 UNIST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다.

-개교 11년 차 UNIST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UNIST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성과를 이뤘다. 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이 성공한 결과다. 이제는 ‘혁신 선도자(Leading Innovator)’로 한 단계 도약할 시점이다.

먼저 지난 9월 학사조직을 개편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총장을 중심으로 중앙집권화되어 있던 대학 체제를 개편해 3개의 단과대학을 신설하고 학과별로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했다. 또 인공지능(AI)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도입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인공지능(AI) 역량’을 확보하고, 전 학과에 확대해 인공지능 융합 연구를 촉진하고자 했다. 최근에는 울산 남구 산학융합캠퍼스에 ‘인공지능 혁신 파크(AI Innovation Park)’를 조성하는 데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혁신 선도자로 도약하기 위해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나?

‘인공지능’과 ‘친환경’의 두 기술이 앞으로의 사회를 좌우할 것이다.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미래는 점점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앞의 두 가지다.

인공지능은 산업혁신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국내 제조업의 혁신은 물론 신산업의 성장에 있어서도 인공지능의 역할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인공지능 분야의 경쟁은 심화 중이며, 이를 선도할 ‘디지털 뉴딜’의 추진이 시급하다.

다른 한 분야는 ‘친환경’이다. 2050년 탄소 중립 선언과 함께 ‘그린 뉴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확보는 세계적 관심사다.

-두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UNIST의 전략이 있는가?

UNIST에 부임하며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이 ‘인공지능’이다. 이는 학교의 경쟁력 향상은 물론 국내 최대 규모의 산업단지가 밀집한 울산에 있어서도 꼭 필요한 연구 분야다. 이런 맥락에서 ‘인공지능대학원’과 ‘인공지능 혁신 파크’에 집중했고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UNIST는 차세대 반도체 육성을 위한 충분한 연구역량을 갖췄으며, 울산의 정밀화학 기업들도 반도체 소재 산업에 진출할 잠재력이 있다. 이 또한 디지털 뉴딜의 한 축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 융합을 통한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선도적 연구를 추진하고자 한다. 앞으로 바이오 분야는 디지털 융합을 통해 폭발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학사조직개편을 통해 ‘정보바이오융합대학’을 신설했다. 이 단과대학에서 주력할 수 있는 인공지능, 반도체, 헬스케어 등 3개 분야는 울산과 동남권의 디지털 뉴딜을 이끌 핵심 분야이며, 지난 1년간의 노력을 통해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기반을 마련해왔다. ‘디지털 뉴딜’ 다음은 ‘그린 뉴딜’이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넘어 또 다른 미래도 구상하고 있다.

-지난 1년간의 주요 연구 성과와 향후 연구 추진 방향은?

UNIST는 2020년 한 해 동안 네이처(Nature), 사이언스(Science), 셀(Cell) 등 3대 과학저널에 총 12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를 거뒀다. 매달 최우수 저널에 한 편씩 논문을 게재한 셈이다. 대학의 역사와 규모에 비춰볼 때 괄목할 성과다.

세계적으로도 연구력에 대한 높은 점수가 꾸준하다. 영국 THE에서 발표하는 세계대학평가에서 UNIST는 올해 176위에 올라, 세계 200위 안에 들었다. 논문의 질을 평가하는 라이덴랭킹에서는 4년 연속 국내 대학 중 1위로,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질 높은 연구를 지속한다는 건 고무적이다. 앞으로는 이러한 우수한 연구들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4대 중점 분야를 설정하고, 여기에 연결된 핵심적인 연구들이 시너지를 낼 ‘융합 연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추진할 4대 중점 연구 분야는 어떤 것들인가?

UNIST는 이미 몇몇 분야에서 세계적 역량을 가지고 있다. 이런 역량을 모으면 미래사회에 필요한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선정한 중점 분야는 자동차와 에너지, 반도체, 헬스케어다.

 첫째는 ‘미래 모빌리티’, 구체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가벼운 친환경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게 목표다. 두 번째는 ‘친환경 에너지’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목적으로 한다. 세 번째는 ‘차세대 반도체’ 분야다. 내년부터는 반도체 소재부품 융합대학원을 개원해 인재육성 및 기술협력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마지막은 ‘스마트 헬스케어’다.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역량을 모아 ‘정밀의료’와 ‘산업재해에 특화된 의료 분야’도 중요하게 다룰 영역이다. 앞으로 ‘스마트 헬스케어 연구센터’ 설립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 등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용훈(UNIST) 총장이 그간의 소회와 포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지역에도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대학은 도시를 바꿀 힘을 가지고 있다. 연구를 통해 도시의 산업을 키우고, 인재를 길러내 도시의 삶을 일궈내는 게 가능하다. 특히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수도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견인한 지역으로 제조업 생산시설이 밀집됐다. 지금은 전통적인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변화와 혁신이 절실해졌는데, 그만큼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얻을 기대효과가 크다. 앞서 제시한 중점 분야들은 울산의 주력산업을 혁신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하리라 본다.

특히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등 미래 산업 선도를 위한 연구 분야가 제대로 자리 잡게 된다면, ‘세계에서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첨단산업도시 울산’이라는 담대한 목표를 실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UNIST가 꿈꾸는 울산의 미래는?

그동안의 울산은 대기업 중심의 ‘제조도시’였다. 대규모 제조 산업체와 그 연관기업들이 수직적으로 연결된 구조였다. 그래서 주력 산업의 부침에 따라 도시도 함께 움직였다.

UNIST는 앞으로의 울산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제조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뭔가 만들고 싶으면 울산으로 가야지”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의미로서 ‘제조도시 울산’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UNIST의 연구지원본부(UCRF)는 고가의 첨단장비들이 집약돼 UNIST 연구진은 물론 국내 다양한 연구진과 기업들이 장비를 사용하기 위해 모여드는 ‘자석’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울산이라는 도시에 이러한 ‘자석’을 더 많이 늘려야 한다. 3D프린팅, 반도체, 드론, 로봇 등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 때, 그것을 가능하게 할 도시가 울산이 되도록 기반을 닦을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의 변화를 추진할 계획인가?

우선 기초교과목 재편을 추진한다.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기초교육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고 있다. 수십 년째 바뀌지 않는 교과서를 이용한 교육은 미래를 혁신할 인재육성에 적합하지 않다.

학생들이 스스로 흥미를 갖고 도전할 수 있는 ‘글로벌 챌린지’도 독려할 방침이다. 인공지능(AI), 드론, 3D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적인 분야에서 쟁쟁한 학생들과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경쟁에서 최선을 다하며 성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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