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병' 앓는 소방관 수두룩…작년보단 줄어
'마음의 병' 앓는 소방관 수두룩…작년보단 줄어
  • 뉴시스
  • 승인 2020.11.27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방청, 소방관 5만2119명 마음건강 설문조사 결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자살 위험군 전년比 0.5%p ↓
우울증·수면장애 동반 감소…음주습관 장애는 증가
지난 4월 4일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을 끄기 위해 애쓰는 소방관들. (사진=뉴시스 DB) 2020.11.27.
지난 4월 4일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을 끄기 위해 애쓰는 소방관들. (사진=뉴시스 DB) 2020.11.27.

 올해 고된 업무와 외상 사건 노출로 마음의 병을 앓는 소방관이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은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과 공동 실시한 '2020년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상태 설문조사'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20일부터 3월14일까지 전국 소방관(5만6647명)의 92%에 해당하는 5만2119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항목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수면 장애, 음주습관 장애, 외상사건 노출 경험, 우울증, 자해 시도, 감정노동 등 15개 분야로 나뉜다.

분석 결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는 소방관은 전체의 5.1%인 2666명이었다. 지난해 2704명(5.6%)보다 38명(0.5%포인트) 감소했다.

우울증 증상을 겪는 소방관은 지난해 2203명(4.6%)에서 올해 2028명(3.9%)으로 175명(0.7%포인트), 수면 장애를 호소하는 소방관은 1만2162명(25.3%)에서 1만2127명(23.3%)으로 335명(2.0%포인트) 각각 줄었다. 다만 음주 습관 장애는 1만4324명(29.8%)에서 1만5618명(30.0%)으로 1294명(0.1%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감정노동 분야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민원 응대 과부하에 따른 관리가 필요한 소방관은 8462명(16.2%)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만4233명(29.3%)보다 5771명(13.2%포인트) 감소했다. 민원 응대 과부하란 재난 대응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들어내지 않을 때 수반되는 감정노동을 의미한다. 통상 민원을 최초 응대하는 119상황실, 현장출동 횟수가 많은 구급대원, 화재 피해 민원인을 상대하는 화재조사를 하는 소방관일수록 그 부하량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심리적 손상을 입은 소방관도 5847명(11.2%)으로 지난해의 9832명(20.3%)보다 3985명(9.1%포인트) 줄어들었다.

자살 위험군으로 분류된 소방관은 2301명(4.4%)이었다. 지난해 2453명(4.9%)보다 152명(0.5%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죽을 의도로 자해 행동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밝힌 경우는 53명(0.1%)으로 지난해와 변동이 없었다.

병원 측은 올해 소방관의 주요 스트레스 유병률이 전반적으로 호전된 데는 소방당국의 보건안전 지원사업이 효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또 정기적인 건강 평가를 통해 고위험군을 조기 발견해 치료 지원하는 노력을 계속 기울여야 한다고도 했다.

신열우 소방청장은 "충격적인 현장과 각종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소방관들의 집중 치료를 위해 국립소방병원 건립을 진행 중"이라며 "정신건강 취약 대상에 대한 심리지원 프로그램도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현재 '찾아가는 상담실'과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일선 소방서와 119구조센터 직원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고 있다.그간 참여 인원은 각각 9만6849명, 1만543명에 이른다.  

국립소방병원은 재난 현장에서 신체·정신적 위험에 노출돼 부상과 트라우마를 겪는 소방관을 전문적으로 치료·연구하는 종합병원이다. 1401억원을 들여 충북 혁신도시인 음성군 맹동면 두성리에 연면적 3만2814㎡ 지상 5층·지하 2층 300병상 규모로 짓는다. 2024년 말 개원이 목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