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고마운데 코로나19가…속타는 패션업계
날씨는 고마운데 코로나19가…속타는 패션업계
  • 뉴시스
  • 승인 2020.11.29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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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다운, 코트 등…추워야 장사 잘 된다
연말모임 취소 등에 4분기 매출 전전긍긍
채널따라 희비 갈려…가두점 울고 온라인 웃고
신세계백화점 고객이 아우터를 쇼핑하는 모습.

이예슬 기자 = 4분기(10~12월) 장사가 가장 중요한 패션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울상이다. 연말 모임 등이 취소되는 추세에 겨울 옷이 팔리지 않을까 염려돼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부분 패션업체들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3분기의 경우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140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고, LF는 영업손실 20억원,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부문은 영업손실 199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은 영업이익이 각각 70억원, 226억원으로 이익을 남기긴 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감소한 수치다.

여름이라 전통적인 비수기이기도 한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전반적으로 침체기이고, 역대 최장 장마로 외출이 줄며 옷을 사는 이들이 줄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패션업체들은 겨울을 잘 나야 1년 성적표가 좋다. 4분기에 기대감을 거는 이유다. 다운자켓이나 코트 등 단가가 높은 옷들이 주력 상품인 만큼 1년 매출의 7할 가량이 겨울에 발생한다.

다행히 날씨가 돕고 있다. 10월부터 이른 추위에 방한 의류 판매가 호조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급격히 쌀쌀해진 날씨 탓에 10월 초중순 여성 의류 매출은 2.6%, 남성 의류는 32.2% 신장했다. 2~9월 누계가 각각 21.1%, 14.8%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전환된 것.  같은 달 아웃도어 의류 매출도 27% 신장했다.

문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연말 모임을 취소하는 등 집콕 생활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 패션기업 관계자는 "모임도 많고 보여줄 데가 많아야 패션업계도 활성화되는데, 아무래도 경기가 얼어붙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선 수요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패션업계 전반이 위축된 상황이긴 하지만 주요 유통 채널이 어디인지 여부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가두점 위주나 백화점 입점 브랜드 등은 특히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4일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에서 ‘선물하기’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반면 온라인 유통망을 탄탄히 구축한 곳들은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SI)은 자체몰인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의 성장세를 실감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의 재고 명품을 S.I.VILLAGE에서 팔면서 인지도가 높아진 면도 있다.

SI의 경우 명품패션과 해외뷰티 부문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백화점에 입점한 여성복 브랜드들이 상대적으로 고전하는 추세. 이에 이 브랜드들을 고급화하거나, 온라인 전용 상품을 저렴하게 내놓는 방식으로 난관을 타개해 나가고 있다.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자체몰에서 '선물하기'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예상 외로 여성복 브랜드 지컷, 보브 등의 제품이 매출 상위 10위권 내에 랭크됐다.

SI 관계자는 "온라인 전용으로 출시한, 너무 비싸지 않은 숏패딩 등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들이 자체몰에서 반응이 좋다"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온라인몰이 부수적인 채널이 아니라 주력으로 떠오른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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