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의 서의현 승적복원은 불법·반시대적 폭거…원천 무효"
"조계종의 서의현 승적복원은 불법·반시대적 폭거…원천 무효"
  • 뉴시스
  • 승인 2020.12.0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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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 내 스님 등 800여명, 서원문 발표…항의 목소리

임종명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스님과 신도 800여명이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승적 복원 및 대종사 등극 등에 항의했다.

이들은 2일 '한국불교를 다시 세우기 위한 서원문'을 발표해 "서의현 승적복원은 불법적이고 반시대적인 폭거로 원천 무효임을 선언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계종 내부에서는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승적 복원 처리와 대종사 후보에 오른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서 전 총무원장이 승적을 박탈당했던 것이 1994년 종단 내에서 발생한 '개혁 민주화' 사태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서 전 총무원장은 장기 집권을 시도하며 3선을 강행했다. 이러한 시도를 막고자 출범한 개혁 세력이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하자 서 전 총무원장 측이 조직 폭력배를 동원해 농성 중인 승려들을 폭행하는 법난도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 끝에 결국 서 전 총무원장은 직을 사퇴하고 개혁 세력은 그의 승적을 박탈했다. 불교 민주화의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사건이다.

그럼에도 최근 열린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서 전 총무원장의 승적 복원과 대종사 심사 통과 등이 이뤄지자 일부 스님을 비롯한 불자 822명이 항의의 뜻을 표한 것이다.

이들은 이번 상황에 대해 "불법적인 갓바위·선본사 직영사찰 해제, 멸빈자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승적복원 및 대종사 등극 등으로 1994년 종단개혁이 완전히 부정당했다"며 "조계종의 종헌종법은 훼손되고 조계종은 세간의 웃음거리가 되어 조롱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1994년 승려대회에서 멸빈된 서의현의 승적이 최근 복권되어 대종사에 등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대한불교조계종 재심호계원의 복권, 중앙종회의의 만장일치 추천동의, 원로회의의 만장일치 승인 의결 등 일사천리로 기획된 결과"라며 "승가대중의 결의가 훼손되고 조계종을 대표하는 스님들의 손에 의해서 종헌종법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선원수좌회, 전국교구본사주지회의, 전국비구니회, 교직자, 율사 등 그 어떤 곳도 반대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며 "우리는 불자로서 무엇이 부처님의 법에 맞는 것인지 무엇이 불법을 훼손하는 것인지 알고 있기에 묵인하고 눈 감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표했다.

또 "우리는 이 절망을 우리 가슴에 깊이 새기고 역사에 기록하려고 한다. 이 횡포와 훼불 사건을 있는 그대로 기억하고자 한다. 어설프게 희망을 말하고 변화를 입에 담지 않겠다.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해야 하는 불자들의 양심이고 사부대중의 책무"라며 "서원문은 최근 조계종단의 서의현 전 총무원장 승적복원 등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불자들의 작은 외침이자 탄식"이라고 보탰다.

이들은 "아직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저마다 삶터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실천하면서 불교가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목소리를 내는 데 노력하겠다고 약속한다"며 "한국불교는 절망이지만,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절망에서 희망을 만들고자 하고 우리는 성찰과 참회로 시작하겠다. 사회를 깊이 살펴보고 불교에 요구하는 시대정신과 함께해 우리의 삶터에서 새로운 불교를 일구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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