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빗셀 고베(일본)를 연장 끝에 잡고 8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3일 오후 7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빗셀 고베(일본)와의 2020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연장 후반에 터진 주니오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울산은 우승을 차지했던 2012년 이후 8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비디오 판독(VAR)이 운명을 가른 한 판이었다. 울산에는 행운, 고베에는 불운이었다.
울산은 0-0으로 팽팽한 후반 7분 야마구치 호타루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낮게 깔린 패스를 야마구치가 논스톱 오른발슛으로 연결해 울산의 골네트를 갈랐다.
실점 이후 반격했지만 수월하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30분 사사키 다이주에게 추가골을 내줘 추격의 동력을 잃는 듯 했다. 다행히 판정이 번복됐다. 주심은 VAR을 통해 앞서 신진호의 공을 가로채는 과정에서 고베의 반칙이 있었다고 판단, 골을 인정하지 않았다.
윤빛가람은 "골이 취소됨으로써 우리 선수들의 사기가 살아난 게 사실이다"며 "그 골이 인정됐다면 두 골을 따라갔어야 해서 더 힘들었을 것이다. 두 골로 역전하기보다 한 골을 먼저 넣고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임한 덕에 역전까지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0-2로 패색이 짙어질 수 있는 위기에서 0-1이 유지되자 울산은 힘을 냈고, 후반 36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윤빛가람의 슛이 비욘존슨의 발에 맞고 고베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도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었지만 VAR 끝에 골로 인정받았다.
울산은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데 성공했고, 연장 후반 14분 주니오가 페널티킥 결승골을 터뜨렸다.
윤빛가람은 "먼저 실점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끝까지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역전할 수 있었던 이유"라며 "행운도 많이 따라줬다.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이날 도움 1개를 추가한 윤빛가람은 이번 대회에서 4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동아시아 대표로 결승에 진출한 울산은 서아시아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모두 통과한 페르세폴리스(이란)와 우승을 두고 19일 오후 9시에 맞붙는다. 울산의 통산 두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