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치 월급' 고액 월세, 강남 넘어 강북·경기 확산
'한 달 치 월급' 고액 월세, 강남 넘어 강북·경기 확산
  • 뉴시스
  • 승인 2020.12.1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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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에 수급난 덮친 강남권, 월셋값 한 달 월급에 육박
강북도 월 400만~500만원짜리 계약 등장…경기로도 확대
'집주인 우위' 지속에 내년 초 학군 이사 수급 불안 우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이인준 기자 = 전세 매물 부족에 따른 전셋값 급등세로 강남권은 물론 강북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도 기존 시세를 웃도는 고액 월세 계약 체결이 잇달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는 보증금 3억원, 월세 36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또 지난달 14일에도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도 보증금 5억5000만원, 월세 35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이달 11일 보증금 2억원에 월 275만원으로 거래됐다.

강남권에서는 이미 중형 크기의 아파트 단지들의 월셋값이 이미 직장인 한 달 월급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고가 월세 계약이 속출하는 배경이 저금리 영향도 있지만, 세금 문제가 가장 큰 이유라고 보고 있다. 고가 주택 보유자나 다주택자가 늘어나는 세 부담에도 매매에 나서기보다는 월세를 올려 세금 인상분을 충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규 임대차 시장 전반에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해 '매도자 우위'의 시장으로 바뀌면서 집주인이 계약 협상의 우선권을 쥐고 있는 상황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고액 월세 계약은 강남을 넘어 강북이나 경기 지역으로 점차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달 1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에 있는 트리마제 전용 69㎡도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00만원, 같은 달 13일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2단지 85m²도 보증금 1억원에 월세 400만원으로 거래됐다. 지난달 27일 종로구 평동 경희궁자이(3단지)도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50만원으로 계약이 체결됐다.

경기 지역에서도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산성역포레스티아 전용 84㎡가 지난달 10일 보증금 2억원에 월세 240만원에 거래됐다.

또 고양 일산서구 탄현동에 있는 일산두산위브더제니스는 전용 145㎡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50만원, 과천시 중앙동 푸르지오써밋도 이달 전용 111㎡가 보증금 4억원에 월세 2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당초 가을 이사철이 끝나고 부동산 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월셋값 급등세는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정부 전세 대책 발표에도 매물 부족 문제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벌써부터 내년 초 겨울방학 학군 이사 수요로 인해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 매물 품귀로 4년 치 보증금을 올리려는 집주인의 배짱 호가로 전셋값이 오르고, 이에 탄력 받아 월세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지역 내 전세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내년 초에는 임대차 시장이 더 불안해지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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