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황혼기에도 성(性)은 살아 있다
인생의 황혼기에도 성(性)은 살아 있다
  • 차영일 고문(원장, 차영일비뇨기과의원)
  • 승인 2020.12.15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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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일 원장

 

최근 80대 중반의 할아버지가 내원했다. 수 년 전 부인과 사별한 이 할아버지는 한 여성을 사귀게 됐는데, 잠자리에서 약간 힘이 부쳐 약을 처방받으러 왔다는 것이다. 

아직도 성에 대한 욕구가 있느냐고 물으니 할아버지는 의아하게 쳐다보면서 지금이 젊었을 때보다 더 성적인 욕구를 느낀다고 말했다.

공자는 인간의 첫 번째 본능은 식(食)이고 두 번째 본능이 성(性)이라고 했다. 인간은 배가 부르면 그 다음 생각나는 것이 성이다. 

성의 호기심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지속된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경제적 여유도 생겨 '해피 드럭'(HAPPY DRUG)이라는 신기한 약이 나오니 호기심 많은 남자들은 좋아졌고, 발기부전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생겼다.

젊은 자녀들은 노인에게 '사랑이나 성이 아직도 남아 있느냐', '그 나이에 아직까지 부끄럽게 추한 생각이나 행동을 하고 있느냐', '이제는 아무 것도 다 필요 없지 않느냐'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 노인들은 성에 대한 감정이 억압되고 멸시 당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지 노인이라는 이유로 신체적, 생리적 욕구가 다 사라지고 없는 것은 아니다. 

여성의 갱년기는 50세 전후에 대부분 나타나지만 남성의 갱년기는 40대부터 일찍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늦으면 70대 후반에 나타나는 수도 있어 사람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그래서 피카소 같은 사람은 죽을 때까지 여성 편력이 대단했다.

한 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남자의 65%, 여자의 48%가 한 달에 4.1회 자위나 성생활을 즐긴다고 한다. 또 상대 이성에 대해 성적 욕구를 느끼며 성적인 상상을 하고 이성을 사귀고 싶다는 욕구가 50% 이상 된다고 한다. 성적인 욕구는 젊은 사람과 노인간에는 별 차이가 없다. 남자는 여자의 가슴을 몇 분 동안 뚫어지게 쳐다만 봐도 몇 년 더 산다는 속설도 있다. 

가정과 사회에서 소외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노인 중 상당수가 성 생활을 통해 자신이 아직도 살아 있음을 실감하고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 노인의 성을 색안경 끼고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편견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노인의 건강을 유지시켜 주면서 인생의 황혼기를 즐겁게 보내도록 배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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