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집값 뜀박질'…"공급부족이 부른 급등"
전국적 '집값 뜀박질'…"공급부족이 부른 급등"
  • 뉴시스
  • 승인 2021.01.0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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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4구 상승폭 키워...'엘·리·트' 신고가 행진
노원구도 학군 밀집지역 84㎡ 13억원 돌파
서울 중저가 금천·강북구 거래량 급증 조짐
양주·남양주 등 수도권 교통 호재 지역 들썩
"최근 매수세 실수요자 발버둥…해법은 공급"
"설 연휴 전"…정부 '도심 공급 확대방안' 주목
7일 한국부동산원이 서울 지역의 아파트 전세값이 80주 연속 올랐다고 밝혔다. 사진은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강세훈 기자 = 정부의 각종 규제책에도 전국 아파트값이 꺾일 줄 모르고 되레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지방을 누르자 이번엔 수도권이 들썩이며 다시 '불장'(뜨거운 상승장)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이 부른 집값 급등이라며 규제로는 더 이상 제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의 이른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가 잇따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달 24일 23억5000만원(12층)에 거래돼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고, 리센츠 전용 84㎡도 지난달 3일 23억2000만원(18층)에 거래돼 같은 평형에서 가장 비싼 매매가를 기록했다.

정부가 지방 집값 급등을 잡기위해 대규모 규제지역 지정에 나서자 풍부한 유동성 속에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살아나면서 다시 서울 집값이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첫째 주(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로 전 주와 같은 상승 폭을 유지했다.

특히 송파구(0.11%), 강동구(0.11%), 서초구(0.10%), 강남구(0.09%) 등 강남4구 상승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서울 외곽 지역도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 거래가 몰리면서 신고가를 기록하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의 '꿈의숲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달 5일 10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이 단지에서 처음으로 10억원선을 넘었다. 1년 만에 2억원 가까이 뛴 것이다.

노원구에선 학군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는 집값이 치솟으면서 중계동 '청구3차' 전용 84㎡ 매매가격이 13억원을 돌파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전용 84㎡ 기준으로 10억원 넘지 않는 곳은 도봉구 1곳뿐이다. 도봉구 대장아파트로 불리는 창동 '동아청솔아파트' 전용 84㎡의 경우 지난달 9억5000만원에 거래돼 10억원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집계가 아직 끝나지 않은 12월 거래량(주택 거래신고 기한 계약 후 30일)이 4774건으로 이미 11월 거래량(6309건)에 근접한 상태다.

특히 금천구는 12월 거래량이 212건으로 11월 거래량 116건을 훌쩍 넘었고, 강북구(100건)도 전달 수치에 바짝 다가서는 등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크게 늘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0.26%로, 지난해 6월22일 0.28% 이래 최근 6개월(28주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도 눈에 띄게 가팔라지고 있다.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0.26% 올라 지난 주(0.23%)에 비해 확대됐다.
 
특히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은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경기 양주는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사업고시에 따른 기대감에 이번 주 1.44% 올랐다. 고양(1.10%), 남양주(0.67%)도 3기 신도시 왕숙·창등 광역교통개선대책 발표와 함께 집값이 크게 올랐다.

남양주 다산신도시의 '힐스테이트 다산' 84㎡는 지난달 5일 9억9500만원에 거래 돼 10억원을 목전에 뒀다. '다산e편한세상자이'도 지난달 24일 9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최근 서울과 수도권에서 나타나는 매수세는 투기 수요 보다는 실수요자들이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해서 사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근본적인 문제라 할 수 있는 공급 부족이 해결 돼야 현재의 상승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연이은 추가 규제지역 발표로 5대광역시는 지난 주 0.45%에서 이번 주 0.37%로 상승폭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정부도 극도로 불안한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공급 방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변창흠 신임 국토부 장관은 설 연휴 전 서울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변 장관은 저층 주거지, 역세권, 준공업지역을 개발해 분양아파트 중심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공공 주도 공급 방안을 강조해 온 변 장관이 최근에는 민관협력 방식으로 분양 주택을 공급하는 쪽으로 일부 방향을 선회한 상태다.

변 장관은 지난 5일 주택공급 관련 기관들과 영상회의를 갖고 "일각에서 공공주도 일변도, 임대주택이나 공공자가주택 위주 공급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관협력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도심 내 분양주택을 공급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관협력 사업에 참여하는 토지주들은 리스크 저감, 인허가 절차 간소화, 강력한 인센티브를 지급 받아 수익성 확보는 물론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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