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올해 벌써 3兆 순매도…오를수록 비중 줄인다
연기금, 올해 벌써 3兆 순매도…오를수록 비중 줄인다
  • 뉴시스
  • 승인 2021.01.1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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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새해 3조 순매도…이전 두달 매도 규모 넘겨
급격히 오른 코스피지수에 비중 맞추고자 매도 격화
"연기금, 채권·대체투자 수익률 높아져야 매수 전환"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3.73포인트(0.12%) 내린 3148.45에 마감한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1.16포인트(1.13%)내린 976.63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7.5원 오른 1097.3원에 마감했다. 

류병화 기자 = 국내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들어 3조원 가까이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국내주식 자산군 비중이 더 낮아지며 코스피 매도세를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2700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연기금은 올해 들어 전 거래일까지 2조9800억원을 순매도했다. 단 6거래일간 팔아치운 규모가 이전 두 달간 순매도한 금액을 넘어섰다.

연기금은 지난해 11~12월 약 2조9100억원을 팔아치웠다. 지난해 11월(1조1000억원), 지난해 12월(1조8000억원) 등이다.

연기금은 증시가 상승하자 늘어난 국내주식 비중을 적정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매도세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가 랠리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순매도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구분하는 투자자 분류상 연기금은 연금, 기금, 공제회와 함께 국가, 지자체 등을 포함한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행정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연기금은 미리 세워둔 기금운용계획에 따라 자산 비중을 맞춘다. 국민연금의 경우 국내주식 비중이 지난해 말까지 17.3%였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18.0%로 지난해 말까지 약 0.7%포인트를 낮춰야 해 매도세를 지속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전체 운용자산 중 0.7%포인트는 약 5조4000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상 올해 말까지 맞춰야 하는 국내주식 비중은 16.8%로 전년 말 대비 0.5%포인트 낮아졌다.

77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상 0.5%포인트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3조8515억원에 달한다. 올 한 해 동안 전년보다 3조8000억원 이상을 국내 주식 자산군에서 털어내야 한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의 자산군 목표비중은 연금이 맞춰야 하는 기준이지만 전술적 자산배분을 통해 일정 수준 이탈할 수 있는 범위를 두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은 자산군별로 정해진 비중이 있다"며 "규정상 한 자산군의 평가이익이 커져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아지면 매도한 뒤에 비중이 줄어든 자산군으로 옮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와 올해 들어 G20 중 코스피 상승률이 가장 높았으니 당연히 연기금 내 코스피 비중이 늘어났을 것이고 매도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라며 "기관이 매도세를 멈추려면 채권이나 대체투자 등의 수익률이 높아져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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