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자도 백신 맞아야 하나…"항체 지속성 의문이라 접종 필요"
완치자도 백신 맞아야 하나…"항체 지속성 의문이라 접종 필요"
  • 뉴시스
  • 승인 2021.01.15 0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항체 지속 여부 불투명…일부 재감염 사례도
"무증상·경증 항체 빨리 떨어져…접종 안전"
일각 "코로나19 앓고 몸 안 좋으면 안 권해"
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사우스필드 지역에서 한 의료진이 주민들의 2회차 접종을 준비 중이다. 2021.01.06.
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사우스필드 지역에서 한 의료진이 주민들의 2회차 접종을 준비 중이다. 2021.01.06.

구무서 기자 = 이르면 2월부터 시작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에 완치자도 포함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론적으론 완치자의 체내엔 항체가 남아 있지만 지속기간, 재감염 등을 고려하면 백신을 맞는 게 낫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다만 완치자의 경우 몸 상태에 따라 접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누적 확진자는 7만728명, 격리해제자는 5만5772명이다.

통상적으로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면 이 바이러스와 싸우는 항체가 형성된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기억해 같은 바이러스가 재침입할 경우 재빠르게 반응하는 기억세포도 형성된다.

그러나 코로나19의 경우 체내 형성된 항체가 얼마나 지속되는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홍역처럼 한 번 감염된 이후 회복하면 평생 면역을 갖는 질병도 있지만 인플루엔자(계절 독감)처럼 매년 주기적으로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감염병도 있다.

코로나19 역시 항체가 생기면 지속 기간이 6개월~1년 정도로 추측되고 있다. 드물지만 재감염 사례도 세계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지난해 3월 확진된 후 회복했던 서울 거주 20대 여성이 4월 초 다시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다.

국내 격리해제자 5만5772명 중 1만2282명은 지금으로부터 6개월 전인 지난해 7월14일 이전 완치자들이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우 다양한 변이가 발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S, L, V, G, GH, GR, GV, 기타(O) 그룹 등 총 8개 그룹으로 구분된다. 여기에 '영국발 변이(VOC 202012/01)', '남아공발 변이(501Y.V2)', 'D614G', '클러스터(Cluster) 5' 등 4종의 변이도 새롭게 보고됐다. 일본에서는 영국과 남아공 변이를 합쳐놓은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기도 했다.

바이러스 부위 중 어느 곳에 변이가 발생했느냐에 따라 감염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국내 재감염 사례 확진자는 1차 감염땐 'V'형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2차땐 'GH'형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이미 백신 접종을 시작한 국가들도 완치자 여부 구분없이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완치자도 코로나19 백신을 맞도록 하고 있다"며 "감염이 됐어도 항체가 안 생기는 사람도 일부 있을 수 있고 확진된 이후 시간이 지나면 항체가 소실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또 다른 특징인 무증상 감염이 항체 지속성을 빠르게 떨어뜨려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가볍게 앓거나 무증상자는 항체가 굉장히 빨리 떨어진다"며 "백신은 여러 군데 돌기 단백질(스파이크 단백질)에 항체를 만드는 작용을 하다보니 자연적으로 앓아서 항체가 생기는 것보다 백신을 맞으면 항체가 더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기존 확진 여부를 일일이 파악하는 게 여의치 않다는 현실적인 목소리도 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기존 감염 여부를)다 확인을 할 수가 없다"며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분들은 접종이 의미가 없지만 기존 확진자들은 다 맞아도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존 확진자의 경우 코로나19로 몸 상태가 악화됐다면 백신 접종 여부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이 실시한 후유증 관련 공동 연구의 진행 상황을 보면 일부 환자는 감염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폐섬유화가 발생했다. 폐섬유화는 폐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해 9월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이 코로나19 완치자 57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965명 중 91.1%인 879명이 1개 이상 후유증이 있다고 답했다.

천은미 교수는 "완치자도 백신을 맞는 게 더 안전하지만 코로나19를 앓아서 몸이 안 좋은 상태라면 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당국은 전 국민 무료 접종을 골자로 백신 접종 대상자 및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다.

방대본 관계자는 "일단 접종 기준에 따라 완치자도 접종을 받을 것 같지만 상세한 기준은 추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