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료연구원(원장 이정환)은 나노바이오융합연구실 정호상 박사 연구팀이 마약 및 금지약물 복용 여부를 1분 내 확인할 수 있는 웨어러블 센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개발된 기술은 신체 부착이 가능한 유연 소재에 약물의 광 신호를 증폭시키는 나노소재를 적용하여, 인체의 땀으로부터 마약 및 금지약물의 복용 여부를 신속하게 고감도로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패치 형태로 제작해 몸에 붙이고 있다가 검사가 필요한 시점에 빛을 조사하면, 별도의 분석 과정 없이도 1분 이내 약물 성분을 쉽게 식별할 수 있다.
기존의 마약 검출 과정은 모발, 혈액, 소변 등 검체로부터 의심되는 마약 성분을 추출하고, 이를 가스·액체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 과정을 통해 약물을 분석하는 복잡한 방법이 사용된다.
그러나 검사 기간이 길고 실험실 단위의 큰 장비가 소요되며, 숙련된 검사자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소변 내 마약을 검출할 수 있는 래피드 키트가 있지만, 단일 검사에 단일 성분만 검출이 가능하고, 감도 또한 낮다.
연구팀은 화학물질의 라만 신호를 1010배 이상 증폭 가능한 표면증강라만산란 기술을 고감도 센싱에 활용했다. 라만산란신호는 분자의 고유신호를 포함하고 있어, 어떠한 약물이 배출되어도 직관적인 성분 식별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와 동시에 유연하고 입을 수 있는 소재인 누에고치 단백질에 주목했다. 누에고치로부터 천연 단백질인 실크 피브로인(Silk fibroin)을 정제해 용액을 준비하고, 이를 160㎚(나노미터) 두께의 필름 형태로 제작했다.
실크 피브로인 필름 위에 약물의 라만신호를 증폭할 수 있는 은 나노선을 250㎚ 두께로 형성해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의료용 패치에 전사함으로써 입을 수 있는 광센서를 제작했다.
이처럼 피부에 부착한 형태로 배출되는 땀을 흡수하게 하고, 땀 속에 포함된 약물이 웨어러블 센서를 투과해 은 나노선에 도달하면, 외부에서 조사된 라만 레이저에 의해 센서의 탈착 없이 실시간으로 약물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마약 유통 및 복용 사태, 클럽 내 마약 거래, 운동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 등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또. 생산가격이 개당 500원 이하여서 올림픽과 같은 대형 운동경기 시즌에 선수들의 도핑테스트 전수조사에도 큰 부담없이 활용할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정호상 선임연구원은 "최근 마약 관련 범죄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더 이상 마약청정국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개발된 기술이 상용화되면 현장에서 윤리적 문제없이 안전하게 금지약물 복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