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링 "명예의전당 후보 빼달라"…BBWAA "규정위반 안돼"
실링 "명예의전당 후보 빼달라"…BBWAA "규정위반 안돼"
  • 뉴시스
  • 승인 2021.01.2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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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링,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9번 고배
커트 실링. 2012.08.03.
커트 실링. 2012.08.03.

김주희 기자 = 커트 실링이 명예의 전당 후보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내년까지는 후보 자격이 유지될 전망이다.

28일 ESPN에 따르면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실링은 내년에도 명예의 전당 후보에 남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BBWAA는 "실링이 투표에서 자신을 삭제해달라고 하는 것은 BBWAA에 연례 선거를 하도록 위임한 명예의 전당 이사회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링은 전날(27일) 발표된 2021년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71.1%로 후보 중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75%를 넘지 못해 명예의 전당 입성은 실패했다.

벌써 9번째 고배를 마신 실링에게 남은 기회는 단 한 번이다. 명예의 전당은 후보 자격을 얻은 지 10년이 지나면 더이상 투표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실링은 이번 투표 결과 발표 후 후보 제외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투표의 마지막 해에 참여하지 않겠다. 투표에서 제외될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원로위원회에서 평가를 받고 싶다. 원로위원회가 선수를 실제로 판단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BBWAA는 "실링은 '전년도 투표에서 최소 5%의 득표율을 올리거나 명에의 전당 심사위원 6명 중 2명 이상의 지지를 받은 선수'라는 후보 요건을 충족한다"고 맞섰다. 

"명예의 전당은 1936년 BBWAA를 선거인으로 지정했다. 우리는 85년 동안 규정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링은 메이저리그에서 20시즌을 뛰며 216승146패 평균자책점 3.46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6차례 올스타에 선정되고, 3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특히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이던 2004년 10월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는 발목이 좋지 않은 상황에 등판, 흰색 양말이 핏빛으로 물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역투를 선보여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 그가 명예의 전당 입성에 번번이 실패하는 건 은퇴 후 일으킨 여러 논란 때문이다.

2015년 이슬람교를 나치 취급해 ESPN 방송 해설을 그만둬야 했고, 성 소수자를 조롱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인 그는 최근 미국 연방의사당 폭력 사태를 일으킨 시위대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또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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