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감독 불편하게 한 '우현민'과 '바레장재석'
전창진 감독 불편하게 한 '우현민'과 '바레장재석'
  • 뉴시스
  • 승인 2021.02.0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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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이현민·장재석 40점 합작, 전창진 감독의 KCC 격파 선봉
프로농구 2012~2013시즌 KT의 장재석(왼쪽)과 전창진 감독 (사진 = KBL 제공)
프로농구 2012~2013시즌 KT의 장재석(왼쪽)과 전창진 감독 (사진 = KBL 제공)

박지혁 기자 =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가 1-2위 맞대결에서 선두 전주 KCC를 상대로 15점차 역전승을 거두며 더욱 치열한 선두 경쟁을 예고했다.

현대모비스는 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KCC와 경기에서 베테랑 가드 이현민(174㎝·20점 6어시스트)과 센터 장재석(203㎝·20점 12리바운드)의 40점 합작을 앞세워 77-72로 승리했다.

22승(14패)째를 신고한 현대모비스는 KCC(25승11패)와 승차를 3경기로 좁혔다. 선두 굳히기를 노렸던 KCC는 표정이 굳어졌다.

이현민은 득점과 어시스트로 분위기를 바꿨고, 장재석은 페인트 존에서 묵직한 모습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이현민이 20점 이상을 올린 건 무려 7년2개월 만이다.

두 선수 모두 상대인 전창진 KCC 감독과 '사연'이 있다. 활약이 더 인상적이었던 이유다.

이현민은 전 감독으로 인해 '우(右)현민'이라는 조롱 섞인 별명을 얻었다.

전 감독이 부산 KT 지휘봉을 잡았던 2014~2015시즌 오리온 이현민에 대한 수비 포인트를 짚으면서 "오른쪽만 막으면 된다"는 내용을 언급한 적이 있다.

전후좌우 원활한 움직임과 패스가 중요한 포지션이었기 때문에 뼈아팠다. 이현민은 오른쪽에 비해 왼쪽 옵션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 대결에서 이현민은 약점을 철저하게 공략 당했고, 대패했다.

프로농구 현대모비스 장재석 (사진 = KBL 제공)
프로농구 현대모비스 장재석 (사진 = KBL 제공)

이현민은 당시 "내가 오른쪽을 좋아하는 게 맞다. 전 감독님의 말씀 이후로 다른 상대들도 오른쪽만 막으려고 한다는 걸 느꼈다. 오히려 편안하게 생각한다. 그래도 잘 할 수 있는 걸 하려고 한다"고 했다.

2015~2016시즌 오리온의 챔피언 등극에 일조하며 어느 정도 부담을 덜었지만 마음고생이 적잖았다.

한국나이로 서른아홉인 이현민은 은퇴 기로에서 고민하다가 현대모비스에서 마지막을 장식하기로 마음먹었다.

장재석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 감독이 선택한 선수다. 팀(KT) 내 최고참 서장훈(은퇴)의 뒤를 이을 유망주 센터로 주목받았다.

실망했다. 실수가 잦고, 플레이가 조급해 전력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결국 적응 실패로 데뷔 2번째 시즌 만에 오리온으로 트레이드됐다. 큰 기대를 품고 프로 무대를 밟았으나 장재석에게 KT 시절은 '흑역사'로 남았다.

'바레장재석'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뛴 센터 바레장의 이름과 합성한 것이다. 투지가 넘치지만 BQ로 불리는 '농구 지능'이 높지 않다는 지적을 받은 바레장과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프로농구 현대모비스 이현민 (사진 = KBL 제공)
프로농구 현대모비스 이현민 (사진 = KBL 제공)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 시장에 나온 장재석의 위상은 달랐다. 원 소속구단 오리온은 그를 잡기 위해 거액을 제시했다.

국내 파워포워드 자원 보강이 절실했던 KCC도 오리온 못지않게 상당한 돈 보따리를 준비했다. 장재석은 고심 끝에 "유재학 감독님에게 배우고 싶다"며 보수 5억2000만원에 현대모비스행을 결정했다. 오리온, KCC는 이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KCC와 현대모비스의 선두 경쟁은 더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단기전 대결도 배제할 수 없다.

전 감독은 상대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능력이 탁월해 단기전과 중요한 승부에서 집중력을 발휘한다. 놓쳤던 부분을 보완하는 전술 구성에도 능하다. 이날 패배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크다.

전 감독과 두 선수의 스토리라인이 흥미롭게 전개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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