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김하성 "신인왕 목표, 나를 더 채찍질하겠다"(종합)
[일문일답]김하성 "신인왕 목표, 나를 더 채찍질하겠다"(종합)
  • 뉴시스
  • 승인 2021.02.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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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걱정했으면 메이저리그 도전 안 했을 것"
김하성은 8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에이스펙코퍼레이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하성은 8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에이스펙코퍼레이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주희 기자 = "저를 못 믿었다면 도전도 안 했을 겁니다."

'꿈의 무대'로 향하는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포부를 밝혔다.

김하성은 8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꿈꿔왔던 무대고, 좋은 조건에 입단하게 돼 기대가 된다.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샌디에이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김하성은 지난달 1일 샌디에이고와 계약기간 4+1년 최대 3900만 달러의 조건에 계약 완료했다. 4년간 2800만 달러를 받고 타석 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40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4년 후 2025년 샌디에이고 구단과 김하성이 상호 옵션을 행사하면 계약 규모는 3900만 달러로 올라간다.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3루수 매니 마차도 등 내야가 탄탄한 샌디에이고에 합류하는 김하성은 2루수로 새로운 경쟁을 시작한다.

김하성은 "좋은 선수층을 갖고 있는 팀에서 뛰고 싶었다. 좋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다면 배울 것도 많다. 젊기 때문에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 게 불안하고, 나를 못 믿었다면 메이저리그 도전도 안 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014년 넥센(현 키움) 2차 3라운드 29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김하성은 2년 차인 2015년부터 팀의 주전 유격수를 맡았다. 공격과 수비, 주루를 두루 갖춘 데다 나이가 어리다는 점도 빅리그 구단의 관심을 끌었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891경기 타율 0.294, 133홈런 575타점 606득점 134도루. 지난 시즌에는 타율 0.306, 30홈런 109타점 111득점 23도루의 성적을 냈다.

빅리거의 꿈을 이룬 김하성은 이제 새로운 목표를 바라본다. "메이저리그란 무대에서 경쟁해야 하는데 열심히 살아남아 보겠다"며 눈을 빛냈다.

김하성은 오는 11일 미국으로 출국, 샌디에이고에서의 첫 시즌을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다음은 김하성과 일문일답.

-샌디에이고 합류 소감은.

"꿈꿔왔던 무대고, 좋은 조건에 입단하게 돼 기대가 된다.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구장에 들어섰을 때 첫 느낌은.

"가기 전에 사진을 보긴 했는데 직접 가서 보니 더 멋있었다. 이래서 메이저리그구나 하는 걸 느끼고 왔다. 기대가 되고, 설레기도 한다."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던 때는.

"아마추어 때는 프로에 가기 급급했던 선수였다. 좋은 구단을 만났고 좋은 감독님, 코치님들을 만났다. (박)병호 형과 (강)정호 형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는데, 염경엽 감독님께서 '너도 메이저리그 가서 야구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꿈을 꾸면서 목표는 갖고 있었는데 2019시즌을 잘 치르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포스팅에 입찰한 여러 구단 중 내야 경쟁이 가장 치열한 샌디에이고를 택했다. 걱정이 되진 않았나.

"솔직히 계약할 때 그 부분이 걸리긴 했다. 내 포지션은 유격수였고, 프로에서는 3루도 병행했다. 그런데 2루수로 경쟁을 해야 한다. 어찌됐든 어느 팀을 가든 그 선수들도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지 않나. 좋은 선수층을 가진 팀에서 뛰고 싶었다. 프로에서도 경쟁을 해왔고, 그런 적응기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도 있었다. 좋은 선수들, 좋은 내야진과 호흡을 맞추면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젊기 때문에 경험이 될 거다. 그런 게 불안하고, 나를 못 믿었다면 메이저리그에 도전도 안 했을 거다."

-계약 전후로 샌디에이고가 전력을 강화했다.

"샌디에이고와 대화할 때 우승이라는 것에 대해 향후 몇 년 안에 우승할 계획인지에 대한 계획을 이야기 하더라. 그런 부분이 나에게도 와닿았다. 한국에서는 아쉽게 못했지만 우승에 대한 갈증이 있다. 내가 가는 팀이 우승권 전력이란 생각에 어떻게 더 준비하고 노력하면 팀에 도움이 될지를 생각하게 된다."

-미국 현지 매체들과 줌 인터뷰를 하며 2루 경쟁과 외야 수비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2루수는 나름 자신이 있다. 고등학교 때도 2루를 봤고, 프로 첫 해에 백업하면서 스텝이나 이런 걸 전부 배웠다. 유격수에서 2루수로 전향하는 선수들도 많이 봤는데, 유격수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였던 거 같다. 그런 면에서 포지션 변경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외야수는 야구하면서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다. 정말 팀이 급하고 원하는 상황이면 해볼 순 있겠지만, 내가 외야수로 나가는 것보단 내야에서 뛰는 게 팀에 도움이 될 거 같다."

김하성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에이스펙코퍼레이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하성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에이스펙코퍼레이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류현진, 김광현 등 메이저리그 선배들에게 조언받은 게 있나.

"현진이 형은 계약 전부터 '잘 할 수 있을 거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몸 관리 잘하란 이야기도 들었다. '외로울 수 있다, 한국이 그리울 수 있다'는 말씀을 해주시기도 했다. 그런 건 내가 감내해야 한다. 내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나만 잘하면 괜찮을 거 같다."

-2루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내면 주전이 될 수 있을까.

"처음 도전하는 무대이기 때문에 일단은 부딪쳐 봐야 할 거 같다. 나도 내 성적을 가늠할 수 없다. 기회를 보장받는다면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신인왕,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밝혔다.

"한국에 있을 때도 항상 했던 말이 우승이다. 스포츠 선수로 1등하고 싶은 건 당연한 마음이고, 전력을 갖추고 있어 말할 수 있었다. 신인왕은 정말 잘하면 받겠지만 목표 의식이 있으면 나를 더 채찍질할 수 있을 거 같아서 말했다. 사람들이 '당당하네, 자신있네'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네가?'라고 하실 분도 있을 것이다. 메이저리그란 무대에서 경쟁해야 하는데 열심히 살아남아 보겠다."

-KBO리그 때와 다르게 준비하는 부분이 있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벌크업을 해왔던 거다. 한국에서 그런 준비는 계속해왔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고 다른 것보단 한국에서 만큼 한 시즌을 안 아프고 잘 치러야 한단 생각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생각보다 몸 컨디션은 좋다. 빠른 볼도 많이 보면서 준비하고 있다."

-현지 매체와 인터뷰 때 영어로 첫 인사를 했다. 영어 공부는 계속 하고 있나.

"운동하느라 바빠서 못하고 있다. 가면 구단에서 선생님을 붙여준다고 했다. 통역도 있지만 나도 배우고 싶단 마음이 크다. 야구를 하면서도 열심히 배울 거다. 몇 년 후에는 어느 정도 영어를 잘할 수 있는 선수로 돌아오겠다. 아이 캔 두 잇.(I can do it)"

-메이저리그에서 상대해보고 싶은 투수는.

"(류)현진이 형의 볼을 쳐보고 싶다. 내가 프로에 입단했을 때 이미 메이저리그에 가셔서 못 쳐봤다. TV로봤을 때 정말 좋은 공을 가지셨고, 좋은 공을 던지더라. 그래서 쳐보고 싶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권에 있는 투수지 않나. 못치더라도 현진이 형의 공을 보고 싶다."

-샌디에이고와 계약 규모를 들었을 땐 어떤 느낌이었나.

"사실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연봉이 입금돼야 이 정도 받는 선수구나 느껴질 거 같다. 대우를 해주신 만큼 책임감도 있다."

-처음으로 입금된 연봉으로 뭘하고 싶나.

"모아뒀다가 나중에 집을 사면 좋지 않을까."

-2루에서 주전 경쟁을 할 때 어떤 점이 가장 돋보일 수 있을까.

"공수주 다 자신있다. 스포츠에선 자신감이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시작도 안 해봤는데 지고 들어가면 이길 수 없는 게임이라고 본다. 공수주 다 자신있지만 고르자면 수비다. 2루수 포지션으로 가지면 유격수, 3루수 내야 전체를 볼 수 있다. 타격은 초반에 가서 잘 적응한다면 좋은 모습이 나올 것 같다."

-풀타임을 뛰면 홈런을 몇 개 칠 수 있을까.
"두 자릿수는 치지 않을까. 주전으로 뛴다는 것 자체가 적응을 잘했다는 거고 인정을 받았다는 거다. 한국보다 경기 수가 더 많기도 하다."

-팬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7년 동안 한국에서 뛰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고,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스포츠 선수로서 팬들의 응원이 얼마나 힘이 되고 감사한지 알고 있었지만 코로나19로 팬들 사랑이 정말 크다는 걸 느끼게 됐다. 내가 잘하면 야구하는 어린 학생들의 좋은 롤모델도 되지 않을까. 가서 잘할 테니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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