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먹는 옳은 방법 따위는 없다"...'식탁과 화해하기'
"음식을 먹는 옳은 방법 따위는 없다"...'식탁과 화해하기'
  • 뉴시스
  • 승인 2021.02.17 0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국서 가장 주목받는 제빵사 '루비 탄도' 출간

임종명 기자 = "우리는 몸의 치수와 체형에 대해 지나치게 고민하고 너무 자주 다른 사람들의 몸을 감시하기까지 한다. 영혼을 위로하면서 여든 살, 아흔 살 아니 그 이상까지 즐겁게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는 완벽한 식사법이 있다는 거짓말을 받아들인다. 음식을 먹는 단 하나의 '옳은' 방법 따위는 없으며, 그런 방법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의심받아야 한다."

 영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제빵사이자 음식 에세이스트, 요리 연구가인 루비 탄도는 최근 출간한 '식탁과 화해하기'를 통해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음식, 식탁의 가치를 환기시킨다.

공기처럼 너무 익숙해서 종종 잊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요리와 식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운다.

"사람들이 비양심적인 식품이라고 부르는 음식들(양계장 달걀, 값싼 돼지고기 소시지, 팜유가 기본으로 들어간 음식들)조차 대체 식품을 살 형편이 안 되는 가족에게는 맛 좋고 목숨까지 구해 주는 음식이 된다"며 "나는 정말이지 크랩 푸드(영향학적으로는 정크 푸드보다도 못하고, 맛은 정크 푸드보다 조금 더 나은 음식)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한다.

 그는 "이 세상은 우리에게 어떻게 먹고 언제 먹으라고 알려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넘쳐나기 때문에 이러한 이야기가 중요하다"며 "나는 우리가 음식에 대해 속속들이 아는 저자들의 글을 읽고, 스스로 판단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음식을 대하는 방식과 자기 자신을 대하는 방식은 함께 간다. 행복한 마음으로 열중해서 식사를 즐긴다면 음식은 우리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리라"라며 "충동적이며 종잡을 수 없는 식욕을 기분 좋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때로는 더 먹기도 하고 때로는 덜 먹어도 괜찮다"고도 말한다.

저자인 루비 탄도는 아프리카 가나에 뿌리를 뒀지만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인기 요리사치고 독특한 이력도 지녔다. 이른바 '정규 코스'를 밟지 않았다. 독학으로 요리를 배우고 연구하다가 2013년 아마추어 도전자 중 최고의 제빵사를 가리는 경연 프로그램 '그레이트 브리티시 베이크 오프'에 출연하면서부터 이름을 알렸다.

이 책에는 이민자로서 보수적인 백인 사회에서 흑인으로서 살아가는 삶, 이성애 중심 사회에서 성 소수자로서의 삶, 섭식장애를 극복한 이야기와 함께 이와 얽힌 각종 음식과 그 음식들에 대한 조리법이 담겼다. 김민수 옮김, 392쪽, 민음사, 1만65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