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규모 놓고 줄다리기 '배짱'…달라진 홍남기?
추경 규모 놓고 줄다리기 '배짱'…달라진 홍남기?
  • 뉴시스
  • 승인 2021.02.1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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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선별지급으로 가닥…소신 관철시킨 홍 부총리
야당 의원에 "답변 않겠다" "사과 안 해" 날 선 반응
추경 규모 진통 예상…與 "20조" 주장에 정부는 반대
전 국민 보편지원 불씨 여전…洪 "당정 논의 없었다"
김진아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16. photo@newsis.com
김진아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16. photo@newsis.com

위용성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계획을 공식화하면서도 여권에서 주장하는 전 국민 보편 지급에는 반대 의사를 재차 명확히 했다.

최근 당정이 재난지원금을 우선 선별 지급 방침으로 결정, 모처럼 홍 부총리의 뜻이 관철됐지만 향후 추경 규모와 재정 건전성 문제를 놓고 양측 간 줄다리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추경에 대해 "3월 초순 제출 목표를 목표로 검토하고 있다"며 "(선별 지급 방침에 대해) 정부는 그런 방향으로 결정했고 당에서도 어느 정도 수용했다"고 밝혔다.

그간 홍 부총리는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요건 완화, 자영업자 손실보상제 등 주요 현안마다 정치권의 요구에 늘 밀려났다. 매번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며 소신을 밝혔지만 끝까지 뜻을 관철시키지 못해 정치권에선 '홍두사미'(홍남기+용두사미)라는 오명까지 생겼다.

하지만 이번 4차 재난지원금의 경우, 홍 부총리의 뜻이 처음으로 관철된 사안이라는 평가다. 앞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설에 홍 부총리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등 당정간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자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상 중재에 나섰던 것이 분기점이 됐다는 해석이다.

문 대통령은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과감하게, 실기하지 않고, 충분한 위기 극복방안을 강구하라"고 언급하며 재정당국의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홍 부총리는 이날도 기재위 위원들과 언쟁을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에 추경을 편성하고 앞으로 또 추경을 편성할 것이냐'는 요지로 질문하자 홍 부총리는 "그런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겠다"며 "추경을 예고하고 하느냐"고 했다.

다른 야당 의원이 홍 부총리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며 사과를 요구하자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향후 구체적인 추경 논의 과정에서 홍 부총리가 계속 기재부 입장을 관철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당장 이번 추경 규모 등을 두고 당정간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정은 연매출 10억원 이하 소상공인으로 지급 대상 확대, 사각지대 보완 등 큰 틀의 합의는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추경 규모에 대한 의견이 달라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여당에선 앞선 지원금 사례보다 대상 기준은 물론 지급 단가도 높여야 한다고 보고 있어, 추경 규모도 20조원대까지 거론된다. 전 국민에 지급됐던 1차 재난지원금 총액 14조3000억원보다 더 큰 규모다. 반면 정부에서는 10조원대 수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홍 부총리는 추경 규모에 대해 "검토 중에 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여권을 중심으로 30조원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추측보도가 심한 것 같다"고 했다.
  
여당은 향후 방역 안정을 전제로 전 국민 지급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 '선별-보편'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이날 홍 부총리는 전 국민 지급 방식의 5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당에서는 그렇게 판단하고 추진할 수 있겠지만 정부 입장에서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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