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이길 줄 몰랐는데…" 김연경도 놀란 빠른 1승
"금방 이길 줄 몰랐는데…" 김연경도 놀란 빠른 1승
  • 뉴시스
  • 승인 2021.02.2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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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악재에는 "마음 너무 무거워"
19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도드람 V-리그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KGC인삼공사의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기뻐하고 있다

권혁진 기자 = 선수와 팬들은 물론 김연경 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승리다.

흥국생명이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 논란 이후 처음 웃었다.

흥국생명은 19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18 22-25 25-17 25-22)로 이겼다.

흥국생명 레프트 이재영과 세터 이다영은 학창 시절 친구를 폭행한 것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팀에서 이탈했다. 이들은 무기한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다시 코트에 서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두 명이 한꺼번에 빠진 흥국생명은 1승은 커녕 한 세트도 따내기 어려운 팀이 됐다. 4연패는 이번 시즌 처음이었다.

무기력하게 물러났던 앞선 경기들과 달리 이날의 흥국생명은 끈끈한 모습으로 강팀의 위용을 뽐냈다.

중심에는 김연경이 있었다. 김연경은 틈날 때마다 하이파이브와 격려도 동료들을 이끌었다. 24점으로 득점이라는 본연의 임무도 완수했다.

경기 후 만난 김연경은 "모든 선수와 스태프들이 이기고 싶어했다. 주전 2명이 빠지면서 금방 승리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면서 "선수들이 각자 책임감을 갖고 자기 위치에서 잘해줬기에 생각보다 빨리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승점 3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갈수록 좋아져야 한다는 생각은 다들 갖고 있었다. 조금씩 나아지자라고 했었다"는 김연경은 "올 시즌 들어 가장 감동적인 승리"라고 보탰다.

박미희 감독은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특히 언니들이 팀에 큰 도움을 줬다고 고마워했다.

이에 김연경은 "언니들이 뭔가 한 것은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각자의 역할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느낀 점이 있었던 것 같다. 각자 노력을 해줬기에 한 팀이 돼 경기를 했다. 모든 선수들이 잘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말 한마디에 굉장히 조심스러운 상황인 것 같다. 모든 상황에 마음이 너무 무겁다"면서 짐작조차 어려웠던 파문에 팀이 휘말린 것에 안타까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 브루나는 30점 공격성공률 45.61%로 펄펄 날았다. 한국 입성 후 기량이 올라오지 않아 속을 태웠지만 이날은 달랐다.

오랜 해외 생활로 브루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연경이기에 누구보다 그의 활약에 반색했다.

김연경은 "브루나와 함께 연습을 한 기간은 한 달이 좀 안 된다. 팀 상황도 안 좋았기에 브루나가 더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브루나가 두 경기에 부진해서 본인이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힘든 것을 이겨낸 것 같아서 너무 뿌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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