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40일 순매도…왜 계속 팔까
연기금 40일 순매도…왜 계속 팔까
  • 뉴시스
  • 승인 2021.02.25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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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40거래일 동안 최장 순매도 기록
지난해 6월 순매도 전환 이후 20조원 팔아
국내 주식 보유 비중 축소세에 순매도 행진
개인투자자, 연기금 순매도에 원성 터트려
연기금 "리밸런싱 문제 재검토"입장 밝혀

김제이 기자 = 대표적 기관투자자인 연기금이 40일 연속으로 최장 기간 코스피 순매도를 이어가자 리밸런싱(자산 재분배)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서 리밸런싱은 주식 비중을 전체 자산의 일정 수준으로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주가가 급등하자 주식 비중을 유지하기 위해 연기금은 주식을 팔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결국 국민연금은 이 리밸런싱 문제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연기금은 지난해 12월24일부터 전날(2/24)까지 40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이 기간 팔아치운 주식 규모만 12조7158억원가량이다. 연기금 등의 과거 가장 긴 연속 순매도 기록은 2009년8월3일에서 9월9일까지 이어졌던 28일이었다.

아울러 40일 동안 순매도 금액도 지난해 전체 순매도 규모인 3조4191억 원의 4배에 가까운 수치로 규모 또한 작지 않다.

연기금 등은 리밸런싱 차원에서 지난해 6월 이후 월간 기준 코스피에서 순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6월 이후 전날까지 연기금이 코스피에서 순매도한 누적 금액은 모두 20조4139억원이다.

특히 연말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코스피 급등으로 국내 주식 수익률이 다른 자산 수익률을 앞선 것도 연기금의 자산배분 재조정 요인이 됐다. 올해 연기금은 단 하루도 순매수세를 보이지 않았다. 연기금의 매도세는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주가가 올라가면 굳이 주식을 추가 매입을 하지 않더라도 목표 비중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3000아래로 다시 내려간 지난 24일에는 205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1월7일 종가 기준으로 처음 3000선을 돌파한 뒤 3100선 안팎을 횡보하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홀로 코스피의 상승을 주도했던 개인투자자들 일부에서는 연기금의 매도 행진을 보면서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보유비중을 지난해보다 축소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순매도세는 더욱 거세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연기금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을 가리킨다. 이중 국민연금의 규모가 가장 크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세운 중기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올해 국내 주식 보유비중을 16.8%까지 축소하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0.5%포인트 줄어든 수준이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2016년 20%, 2017년 19.2%, 2018년 18.7%, 2019년 18%, 2020년 17.3%, 올해 16.8%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계획대로라면 연기금은 올해 안에 국내 주식을 30조원 더 순매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보고서를 통해 "연기금 코스피 순매도는 자산배분 비중 조절 성격이 강하다"면서 "주식시장 내 장기 투자자인 연기금은 자산배분 비중을 목표에 근접하게 조정해야 하기에 연기금 비중 조절 성격 순매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목표치에 맞춘 기계적인 자산배분 재조정에 따른 순매도에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잦아지면서 국민연금 측은 자산배분 문제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 제2차 회의를 마친 뒤 "주가가 2000~3000선일 때 리밸런싱(자산배분)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검토하고 다음 기금위에 보고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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