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 사망' 현실 된 인구 절벽…대책은 경단녀 재취업?
'출생 ( 사망' 현실 된 인구 절벽…대책은 경단녀 재취업?
  • 뉴시스
  • 승인 2021.02.2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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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0년 출생·사망 통계' 보니
출생 ( 사망 인구 감소 현상 처음 발생
정부는 그 원인으로 '경력 단절' 지목
'돌봄 부담 완화, 경단녀 재취업' 지원
전문가 "결혼 않고 출산 가능케 해야"
김종택 기자 = 경기 수원시 한 병원 신생아실의 모습. jtk@newsis.com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김종택 기자 = 경기 수원시 한 병원 신생아실의 모습. jtk@newsis.com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김진욱 기자 =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보다 많아지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 현상이 지난해 시작됐다. 2020년을 기점으로 한국의 인구가 본격적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관계 부처 합동으로 구성된 인구 정책 태스크포스(TF)에서는 핵심 대책으로 '경력 단절 여성(경단녀) 문제 해소'를 내세웠다.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지 않는 근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얘기다.

통계청이 지난 24일 내놓은 '2020년 출생·사망 통계' 결과에 따르면 같은 해 출생아 수는 27만2000명, 사망자 수는 30만5000명을 기록해 인구가 3만3000명 자연 감소했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계속되는 저출산으로 출생아 수가 줄면서 인구 감소가 최초로 발생했다"면서 "이런 추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 출산율은 0.84명으로 전년(0.92명) 대비 0.08명 감소했다. 37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 출산율이 1명 미만인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지난 2018년 기준 OECD 평균 합계 출산율은 1.63명, 같은 해 한국은 0.98명이다. 이때보다는 0.14명이나 감소했다.

통계청이 꼽은 출생아 수 감소의 원인 중 하나는 '혼인 지연'이다. 김수영 과장은 "모(母)의 출산 연령과 출산율 간 관계는 상당히 크다"면서 "첫째아이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 가임 기간 자체가 짧아져 출산율 감소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실제로 2017년 기준 한국의 첫째아이 출산 연령은 32.3세로 OECD 평균치(29.1세) 대비 3.2세 높다.

인구 TF는 이런 현상이 출산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 때문에 주로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힘들게 취업했는데 출산하느라 일을 쉬게 되고, 애를 키우다 보면 자연스레 직장을 그만두게 되므로 출산 자체를 기피하게 된다는 판단이다. 인구 TF가 첫 번째 추진 과제(인구 절벽 충격 완화)의 핵심 대책으로 '여성 경력 단절 완화'를 꼽은 이유다.

자녀 돌봄 부담 완화가 최우선이다. 초등 돌봄 사업 개선을 목표로 운영 시간 연장, 부처 간 사업 연계 등을 통해 여성이 진정으로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각오다. 경단녀 복귀도 장려한다. 이들의 경력 개발 플랫폼을 운영하는 등 관련 지원을 늘린다. 남성 집중 분야의 여성 진출을 강화하고, 직장 내 성 차별도 해소한다.

이 밖에 시니어 창업 지원, 고령자 적합 직무 개발, 노인 일자리 사업 개선 등도 있다. 베이비 붐 세대를 노동 시장에 오래 붙잡아두겠다는 복안이다. 그래도 인력이 부족한 일부 분야는 외국인 관련 정책을 도입해 대응한다. 새로운 형태의 비자를 개발해 1인 창작자·정보기술(IT) 업계 근무자 등 수한 외국인 유학생·연구자 유치를 확대한다.

구길용 기자 = 전남 완도군에서 열린 선상 결혼식 (사진=완도군 제공). 2020.10.26. kykoo1@newsis.com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구길용 기자 = 전남 완도군에서 열린 선상 결혼식 (사진=완도군 제공). 2020.10.26. kykoo1@newsis.com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이런 대책에 관해 민간 전문가는 "방향은 올바르다"면서도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평가를 내놨다. 경력 단절·독박 육아·결혼 부담 등 원인이 더 복잡하다는 진단이다.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결혼은 해도 애는 낳지 않겠다'던 혼인 적령기 세대가 2010년대 중반 이후로는 '결혼도 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면서 "여성은 주변의 언니·이모를, 남성은 형·삼촌을 보며 '저렇게 살기 싫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재훈 교수는 이어 "비혼으로 대표되는 지금 2030 세대는 혼인이라는 기존 제도에 얽매이지 않는다. 결혼하지 않고도 애를 낳을 수 있는 사회를 조성해야 한다"면서 "신혼부부 행복 주택이 아니라 애가 있는 가정에 제공하는 '가족 행복 주택' 및 남성 출산 휴가의 실질적 확대가 그 구체적 실천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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