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박지수 "앞으로 10번 더 MVP 받고 싶어요"
여자농구 박지수 "앞으로 10번 더 MVP 받고 싶어요"
  • 뉴시스
  • 승인 2021.02.25 1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위 내줬을 때 가장 힘들어…PO에서 다시 힘들고 싶지 않아"
MVP 투표 2위 김소니아 "남편이 더 욕심냈던 것 같아"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KB스타즈 박지수 선수가 정규리그 MVP 수상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희준 기자 = 역대 두 번째로 비우승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된 박지수(23·청주 KB국민은행)가 향후 MVP 수상에 대한 욕심을 한껏 드러냈다.

박지수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개인 통산 두 번째로 MVP를 수상한 뒤 "언제 은퇴할지 모르지만, 지금 (한국 나이로)24살이니 최소 10년 정도 선수 생활을 더 할 것 같다. 그 이상 할 수도 있다"며 "앞으로 10번은 더 MVP를 받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외국인 선수없이 정규리그를 치른 이번 시즌 박지수는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올 시즌 30경기에 출전해 평균 33분 57초를 소화한 박지수는 평균 22.3득점 15.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KB국민은행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평균 득점과 리바운드, 블록슛(2.5개), 2점 야투성공률(58.3%) 부문 1위였다.

특히 박지수는 이번 시즌 전 경기(30경기)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전 경기 더블더블은 여자프로농구 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지난 시즌 막판 3경기를 포함하면 33경기 연속 더블더블이다.

KB국민은행이 아산 우리은행에 밀려 정규리그 2위에 올랐지만, 정규리그 MVP는 박지수의 차지였다. 박지수는 기자단 투표에서 108표 중 76표를 획득, 24표를 받은 김소니아(우리은행)를 제치고 MVP를 수상했다.

정규리그 우승팀이 아닌 팀에서 MVP가 나온 것은 박지수가 2011~2012시즌 2위 팀이었던 KDB생명에서 신정자(은퇴)가 뽑힌데 이어 역대 두 번째다.

박지수는 "MVP가 욕심이 났지만 우승을 못해서 못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박지수가 얼마나 맹활약했는지는 이날 시상식에서도 느껴졌다.

통계 기록을 기반으로 한 득점상, 2점 야투상, 블록상, 리바운드상을 휩쓴 박지수는 개인 통산 3번째로 윤덕주상도 품에 안았다. 또 베스트5에도 뽑혔다. MVP까지 총 7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7관왕은 역대 최다 기록이다.

박지수는 "6관왕을 했을 때 감사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더 많은 상을 주셔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초·중·고교 시절 운동하면서 득점을 특출나게 해본 적이 없었고, 득점상을 받은 적도 없었다. 득점상을 받으면서 '좋은 시즌을 보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득점상에 의미를 부여했다.

7관왕에 오르면서 박지수가 이날 받은 상금만 1300만원에 달한다. 그는 "이렇게 큰 금액이 쌓일 것이라 생각하지 못해 어디다 써야할지 모르겠다"며 "고생한 선수, 코치님께 쓰고 싶다.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포카리스웨트MIP 수상한 우리은행 김소니아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박지수는 외국인 선수가 없는 가운데 늘 상대 팀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도 쾌조의 활약을 펼쳤고, MVP의 영예를 누릴 수 있었다.

그는 "외국인 선수가 없어 완벽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매일 한 경기만 생각하며 뛰었다"며 "친구가 '전체 인생에서 이번 시즌 하나만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해줬는데, 그 말이 너무 큰 힘이 됐다"고 소개했다.

MVP 수상에도 "욕심이 많아서인지 부족함이 많은 시즌이었다"고 자평한 박지수는 "우리 팀의 다른 선수들은 너무 잘했다. 특히 (김)민정 언니가 늘 궂은 일만 하다가 득점, 수비 모두 잘했다"며 "하지만 내가 조금 더 잘했어야 한다"고 반성했다.

가장 힘들었던 때로 '사실상 1위 결정전'으로 불린 지난 10일 우리은행전을 꼽은 박지수는 "1위를 사실상 내주고 가장 힘들었다"면서 "다시 힘들고 싶지 않다. 플레이오프에서 2승으로 마무리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우승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박지수는 연보라색 정장을 차려입고 와 눈길을 끌었다. 박지수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보라색은 BTS의 팬클럽 '아미'의 상징색이다.

박지수는 "내가 이 옷을 입고 오니 아정 언니를 비롯한 선수들이 '역시 아미'라고 하더라"며 깔깔 웃었다. 그러면서 "그걸 노리고 한 것은 아니다. 보라색을 좋아하고, 봄이 다가오니 산뜻하게 입어보고 싶어서 드레스를 골랐다"고 설명했다.

MVP 투표 2위에 그친 아쉬움을 기량발전상(MIP) 수상으로 달랜 김소니아는 "배울 것이 남아있고, 더 성장해야 한다. 욕심은 없었다"고 말한 뒤 남편이자 농구선수 출신인 이승준을 언급하며 "남편이 더 MVP에 욕심을 낸 것 같다"고 전했다.

MIP 수상 후 다소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했던 김소니아는 "(팀 동료인)김진희가 받았으면 했다. 김진희가 지난 시즌 무릎 수술 때문에 경기를 아예 뛰지 못했는데, 이번에 정말 열심히 했다"며 "상금으로 진희에게 선물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소니아는 "지난 시즌보다 기복이 덜 한 시즌이었지만, 꾸준함은 부족했다. 올 시즌은 내내 도전이었다"며 "그래도 팀이 우승해서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위안이 된다. 플레이오프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