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코로나에 2032 서울·평양 올림픽 사실상 무산
남북 관계·코로나에 2032 서울·평양 올림픽 사실상 무산
  • 뉴시스
  • 승인 2021.02.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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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2032 하계올림픽 우선 협상지로 브리즈번 선정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4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이사회를 마치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0.03.05.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4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이사회를 마치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0.03.05.

김주희 기자 =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가 사실상 무산됐다.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연이어 겹친 악재를 이겨내지 못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5일(한국시간) 집행위원회를 열고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을 2032년 하계 올림픽 우선 협상지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호주는 IOC와 올림픽유치 일정에 따라 '집중적 대화'를 시작한다. 협상이 마무리된 후 IOC 총회에서 투표로 승인되면 호주의 2032년 하계 올림픽 유치가 확정된다.

2019년 서울·평양 공동개최 의향서를 제출했던 남북의 계획 달성은 어려워졌다.

체육계는 IOC의 이른 협상도시 선정 발표에 놀란 분위기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상황이 어려웠던 건 사실인데, 이렇게 빨리 결정이 나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IOC의 결정에는 남북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유치 의향서를 제출한 뒤 남북이 단절돼 있다 보니 추가 계획서 등을 진행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IOC 위원이기도 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토마스 바흐 위원장에게 정부의 입장, 남북 올림픽의 의미 등을 전달해 왔다. 그러나 남북 관계에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다보니 하계올림픽 미래유치위원회의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코로나19도 발목을 잡았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기대하고 있었다. 국제 대회에서 (북한측과) 접촉할 수 있길 바랐는데 코로나 때문에 국제 대회도 열리지 않았다. 올해 도쿄올림픽이 있어 (남북한 대화를) 기대했는데, 이렇게 빨리 결정이 될 줄 몰랐다. (호주 개최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남북관계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며 훈풍이 불었다. 2018년 4월에는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평화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나 이듬해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에 놓이면서 남북 관계도 경색됐다.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 전망도 어두워졌다.

체육계 관계자는 "올림픽까지 10년도 넘게 남아있다.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기 때문에 확정되기 전까지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추가로 진행할 수 있는 일은 딱히 없다.

체육회는 앞으로 정부 등과 협의해서 추후 방법을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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