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임금인상 도미노…"개발자를 잡아라"
게임업계 임금인상 도미노…"개발자를 잡아라"
  • 뉴시스
  • 승인 2021.03.0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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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인상 신호탄 쏜 넥슨, 연봉 800만원 일괄 인상
넷마블도 넥슨 수준으로 동참…엔씨는 검토 중
크래프톤 개발자 2천만원 파격 인상…신입 초봉은 6천만원
넥슨 사옥
넥슨 사옥

오동현 기자 = 게임업계가 돈 보따리를 풀며 우수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 넥슨, 크래프톤, 게임빌-컴투스, 베스파 등 국내 게임사들이 최근 우수 개발자 확보 차원에서 잇달아 임금 인상안을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게임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비대면 산업의 강점을 살려 실적 성장을 이뤘다. 국내 3대 게임사로 불리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경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3사의 연간 매출만 합쳐도 8조원이 넘는다.

이처럼 지난해 실적이 성장한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파격적인 임금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 기존 직원들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나아가, 경쟁사들과의 우수 인재 확보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함이다.

게임 업계의 임금 인상 신호탄은 넥슨이 쏘아올렸다. 넥슨은 지난달 1일 임금 체계를 대폭 상향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올해부터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을 개발직군 5000만 원, 비개발직군 4500만 원으로 올렸다. 이에 맞춰 재직중인 직원들의 연봉을 일괄적으로 800만 원 인상했다.전사 평균 인상률은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13%다.

특히 넥슨은 성과에 대한 보상도 높였다. 직책, 연차, 직군 등과 무관하게 큰 성과를 낸 조직과 개인에게는 그에 걸맞은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해 직원들의 열정과 동기부여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넥슨 강민혁 커뮤니케이션본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원 티어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는 실력과 열정을 겸비한 맨파워 강화가 필수”라며 "기존 임직원 뿐만 아니라 분야별 최고의 인재들이 넥슨에 합류해 함께 큰 성과를 내고 최고의 대우를 받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초격차'를 뛰어넘는 질주 모드로 본격적으로 돌입하고자 하는 경영진의 포커싱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넥슨의 인재 확보 움직임에 넷마블이 동참했다. 넷마블은 지난달 10일 사내 공지를 통해 넥슨과 동일한 수준의 임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식대 지원금으로 월별 10만 원 상당의 포인트를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석식 지원금도 기존 7000원에서 1만 원으로 인상했다.

엔씨소프트 사옥 이미지.
엔씨소프트 사옥 이미지.

이처럼 게임 업계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미래 IT 인재 확보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국내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넥슨과 넷마블의 연봉 인상 움직임에 중견 게임사들도 가세하는 모양새다.

크래프톤은 올해의 경영방침을 '인재 중심'으로 정하고게임 업계 최상위 수준의 기본급 체계를 마련했다. 연봉은 일괄적으로 개발직군(엔지니어) 2000만 원, 비개발직군 1500만 원 올렸다. 신입 대졸 초임의 경우 개발직군 6000만 원, 비개발직군 5000만 원으로 각각 책정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크래프톤은 창업시점부터 제작의 명가를 만든다는 비전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다는 목표로 한국에 없는 특별한 게임회사를 표방해왔다"며 "오랫동안 게임 제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무엇을 제일 먼저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고, 올해부터 인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도전을 통해 구성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게임빌-컴투스도 최근 전 임직원 연봉을 800만 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조이시티도 임직원 연봉을 1000만 원 올렸다. 베스파도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임직원 연봉을 1200만 원 일괄 인상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국내 주요 게임사 가운데 임금 인상을 발표하지 않은 곳은 엔씨소프트뿐이다. 엔씨 임직원들은 게임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엔씨 관계자는 "3~4월인 연봉 협상 시기에 맞춰 임금 인상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으론 게임 업계의 임금 인상 움직임에 따른 인재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판교에 위치한 한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A씨는 "비교적 규모가 적은 회사의 경우 높은 임금을 맞춰주기 어렵다 보니, 개발자들의 이탈도 걱정하는 분위기"라며 "개발자 영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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