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한데 '빚투'는 여전
증시 부진한데 '빚투'는 여전
  • 뉴시스
  • 승인 2021.03.0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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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대 하락하는 동안 빚투 5% 증가

김제이 기자 = 코스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데 반해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는 사그러 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손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21조3024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한 달(2/4~3/4)간 코스피는 1.43% 하락한 반면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지난달 4일 20조2629억원에서 1조395억원이 늘어 5.13% 증가한 21조3024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융자거래는 개인들이 증권사로부터 주식매수자금을 빌려 거래하는 가리킨다. 주가가 오르면 매각해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구조로 통상 상승장을 예상하는 경우 이용한다.

이 기간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1조6997억원으로 집계됐다. 증시가 급등했던 1월에는 거래대금은 40조원에 육박했다. 신용거래융자잔고의 증가세는 거래대금이 한 달새 20% 가까이 줄었음에도 빚투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쉽게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달 들어 미국 국채 금리 급등으로 시장에 인플레이션 공포가 재확대되면서 글로벌 증시 전체가 공황 상태를 보였다. 연초까지만 해도 1.0%를 밑돌았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2월 급등세를 타며 25일 장중 한때 1.6%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금리는 1.4%대에서 움직이며 진정하는 듯했으나 다시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실물 경제가 아닌 금융자산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과잉 유동성을 유발했다는 지적이다.

증시가 부진한데 빚투는 줄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 상승은 개인투자자들에게 더욱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전 금융회사들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부족한 현금을 신용거래로 끌어와 증시에 투자한 개인들이 예상 수익을 올리지 못하게 될 경우 원금뿐 아니라 이자로 인해 손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달 말 신용등급 1등급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연 2.59~3.65%로 집계됐다. 이는 최저 1%대 신용대출 금리가 적용됐던 지난해 7월 말(1.99~3.51%)과에 비해 하단이 0.6%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당분간 증시가 상승할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그간 증시를 이끌었던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까지 줄면서 빚투 개미들에게는 빨간등이 켜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 연준에서 뚜렷한 금리 안정 조치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빚투를 계속 강행한다면 투자자 손실은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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