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의 생명 연장과 기적을 일으키는 연세암병원 조병철 교수
암 환자의 생명 연장과 기적을 일으키는 연세암병원 조병철 교수
  • 김민귀 기자
  • 승인 2021.03.08 0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병철 교수는 10여 년 전만해도 암 진단을 받으면 5~6개월을 살기 힘들던 폐암 환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다양한 신약으로 연장시키고, 기적을 일으키기도 하는 의사다.

조 교수는 암 신약에 대한 기초 연구와 임상연구를 연결하는 '중개연구'의 세계적 의학자다.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사용허가를 받은 국산 제3세대 폐암 치료제와 얀센의 표적항암제 아미반티납의 개발임상을 주도했고 1000여명의 등록 환자에게 100여 가지 신약의 임상시험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의대때부터 박수와는 먼 삶을 살았으며, 중심지가 아니라 언저리에서 울퉁불퉁한 길을 해쳐 나가며 지금까지 왔다.

조 교수는 과학자가 되고 싶어 연세대 생화학과에 입학했다가 졸업 후 복수 전공으로 의대에 입학했다. 조 교수는 내과 연구부문 우수 전공의상을 받을 정도로 노력을 인정 받았고, 종양내과를 지원했다. 양보와 희생의 삶에서 길이 생겼다.

전임의 1년차 때 보통 전공의들이 하는 차트 정리를 대신 하다가, 표적항암제 이레사에 듣지 않는 환자 22명에게 또 다른 표적항암제 타세바를 처방했다. 특정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들에게서 기적처럼 암세포가 줄어들었다.

조 교수는 2008년 전임강사로 환자를 직접 보게 됐지만 전체 폐암 환자의 5%를 차지하는 'ALK 양성 폐암'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내야 했다.

조 교수는 글로벌 제약사의 개발책임자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국제학회에 갈 때마다 별도 설명회를 하며 신약을 달라고 애원했다. 그는 세포 차원의 연구를 바탕으로 중개연구를 한다며 약을 받아와서 성과를 내고, 일부 환자들에게 적용시키는 '연구자 주도 임상'을 통해서 조금씩 입지를 넓혀나갔다.

조 교수는 2016년 병원에서 폐암 항암 치료의 책임자가 됐다. 하지만 조 교수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며, 그 길을 환자들과 함께 가야 한다고 믿는다. 매주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 '건강강좌'를 열고 최신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말한다. "폐암은 함부로 예단해서는 안되며, 희망을 버려서도 안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