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구 이어 김민준까지…울산에 뜬 '홍명보 아이들'
강윤구 이어 김민준까지…울산에 뜬 '홍명보 아이들'
  • 뉴시스
  • 승인 2021.03.0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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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생 강윤구, 강원과 개막전서 '깜짝' 선발
2000년생 김민준, 광주전서 '프로 데뷔골'
'홍명보호' 울산, U-22 선수 적극 활용…개막 2연승
울산 현대 김민준.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 현대 김민준.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안경남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에 새로운 '홍명보의 아이들'이 시즌 초반 주목을 받고 있다.

홍명보 감독의 울산은 지난 6일 광주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광주FC에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강원FC와의 개막전에서 5-0 대승으로 출발한 울산(승점 6·득점 +6)은 개막 2연승을 달리며 리그 선두에 올랐다. 포항 스틸러스(득점 +5), 수원 삼성(득점 +2)과 승점은 동률이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있다.

울산의 연승을 이끈 주인공은 프로 데뷔 후 첫 선발로 나선 '2000년생' 김민준이다.

울산 유소년팀 현대고 출신인 김민준은 지난해 1군에 합류했으나 프로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강원과 개막전에서 후반 35분 교체로 데뷔전을 치른 김민준은 이날 첫 선발로 나와 결승골을 터트리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김민준은 전반 37분 코너킥 찬스에서 흐른 공을 잡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광주 골문 구석을 갈랐다. 21살이라곤 믿기 힘들 정도로 침착한 마무리였다.

올해 울산 지휘봉을 잡고 4년여 만에 현장으로 복귀한 홍 감독은 시즌 초부터 어린 선수들을 깜짝 기용하며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강원전에선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 무대를 밟은 2002년생 19살 공격수 강윤구가 선발로 나와 45분을 뛰었고, 광주전에선 김민준이 56분을 뛰고 이청용과 교체됐다.

홍 감독이 신예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건 지난달 초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참가로 제대로 된 시즌 준비를 하지 못한 데다 이청용, 이동경, 고명진, 홍철 등 주력 선수들의 부상과 재활로 공격 자원에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류형근 기자 = 6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2라운드 광주FC와 울산 현대의 경기, 전반 38분 울산의 김민준이 골을 넣고 있다. 2021.03.06. hgryu77@newsis.com
류형근 기자 = 6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2라운드 광주FC와 울산 현대의 경기, 전반 38분 울산의 김민준이 골을 넣고 있다. 2021.03.06. hgryu77@newsis.com

또 올해 바뀐 22세 이하(U-22) 선수 의무 출전 규정과도 맞물린다. 5장까지 늘어난 교체카드를 모두 사용하려면 U-22 선수 2명이 뛰어야 한다.

U-22 선수가 1명 이상 선발 출전하고 전체 엔트리(18명)에 U-22 선수가 2명 이상 포함되면 5명까지 교체가 가능하다. 다만 U-22 선수가 1명만 선발 출전하고 대기 중인 U-22 선수가 교체 투입되지 않으면 3명까지만 교체가 허용된다.

그 때문에 다수의 팀은 어린 선수를 선발로 기용한 뒤 전반 이른 시간 교체하는 작전을 쓰고 있다.

이를 두고 김병수 강원 감독은 지난 1일 울산과 개막전을 앞두고 "U-22 규정이 복잡하다. 솔직히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15분 만에 2명을 교체하는 게 어린 선수를 키우는 데 부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기도 했다.

울산 현대 강윤구(가운데)가 윤빛가람 득점 후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 현대 강윤구(가운데)가 윤빛가람 득점 후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러나 홍 감독은 U-22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하고 있다. 단순히 교체카드 5장을 활용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충분한 기회를 주며 팀의 전력 상승을 이끌었다.

홍 감독은 과거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어린 선수와의 소통에 능한 지도자였다. 취임 기자회견 당시 "울산 유소년 선수들을 성장 시켜 프랜차이즈 스타로 만들겠다"던 그의 발언은 괜한 자신감이 아니었다.

그는 강윤구의 데뷔전이 끝난 뒤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 같은 어린 선수를 향한 믿음은 김민준의 프로 첫 선발 데뷔골까지 이어졌다. 울산에 '홍명보 아이들'이 뜨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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