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연경 언니에게"…운명 바꾼 정지윤의 선택
"무조건 연경 언니에게"…운명 바꾼 정지윤의 선택
  • 뉴시스
  • 승인 2021.03.1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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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석 기자 = 9일 경기 수원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 현대건설 정지윤이 공격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배구단 제공) 2021.03.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박민석 기자 = 9일 경기 수원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 현대건설 정지윤이 공격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배구단 제공) 2021.03.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권혁진 기자 = 현대건설 정지윤의 선택 하나가 양팀의 운명을 갈랐다.

어쩌면 시즌 전체 판도를 바꾸는 중요한 요소가 될 지도 모른다.

9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V-리그 여자부 4세트 막판 혈투는 팬들의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1세트를 내준 현대건설은 2,3세트를 여유있게 따냈다. 다양한 서브로 흥국생명의 리시브를 흔들겠다는 구상이 적중했다.

흥국생명도 쉽게 물러나진 않았다. 우승을 위해 승점 1이 아쉬운 흥국생명은 4세트 들어 브루나-김연경이 살아나면서 접전을 이어갔다.
 

26-26에서는 김연경의 깔끔한 오픈공격으로 세트포인트를 선점했다. 1점만 더 얻으면 5세트 진입과 함께 적어도 승점 1은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흥국생명의 꿈은 정지윤에게 가로 막혔다. 정지윤은 김연경의 후위 공격을 블로킹으로 완벽하게 차단했다.

덕분에 패배 위기를 넘긴 현대건설은 루소의 오픈 공격과 상대 범실을 틈타 29-27로 승리,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지윤은 루소(24점)에 이어 팀내 두 번째로 많은 17점을 올렸다.

경기 후 만난 정지윤은 김연경을 돌려세운 순간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정지윤은 "브루나는 공격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랠리의 그 점수대에서는 무조건 연경 언니한테 공이 간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앞에는 타이밍이 계속 안 맞았는데 그 순간에는 끝까지 (손을) 넣는다고 생각했다. 그때 딱 잡혔다"고 떠올렸다.

올해 한 번도 좋은 기억을 남기지 못했던 인천 원정이기에 더욱 욕심이 났다고 했다. 정지윤은 "얼마 안 남았는데 좋게 마무리 했다. 욕심 없이 우리끼리 경기를 잘 하자고 했는데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정지윤과 함께 네트 앞에서 호흡을 맞춘 양효진은 "시즌 막판이 되니 우리만의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승점 33 11승18패)의 봄 배구 진입은 6개팀 중 가장 먼저 무산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훨씬 단단한 팀이 됐기에 초반 부진이 더욱 아쉽게 다가왔다.

양효진은 "사실 많이 아쉽다. 유난히 빨리 갔다. 솔직히 말하면 더 해보고 싶을 정도"라면서 "올해는 이렇게 됐지만 내년에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더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11시즌 간 유지했던 블로킹 1위도 놓쳤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언젠가 깨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보단 길게 했다"는 양효진은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블로킹 애착이 많았는데 감사하게도 (11시즌 동안) 결과로 나타났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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