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성오 "'아저씨' 이후 배우로...악역 이미지 부담감 있다"
[인터뷰]김성오 "'아저씨' 이후 배우로...악역 이미지 부담감 있다"
  • 뉴시스
  • 승인 2021.03.11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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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 더 비기닝' 김래원 쫓는 '이손' 역
"6%대 시청률 불만족…그래도 나쁘진 않아"
"김래원, 액션 잘하는 친구…배려 고마워"
"차기작은 비밀...넷플릭스 드라마 촬영중"
 배우 김성오

이현주 기자 = "일부러 마지막회 대본을 안 봐서 나도 결말을 몰랐다. 과거 많이 보아온 해피엔딩, 새드엔딩이 아닌, 이런 식으로도 끝날 수 있구나 하고 충격적이고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배우 김성오는 tvN 월화극 '루카 : 더 비기닝' 종영 기념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제가 출연한 작품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정말 재미있게 봤다"며 소감을 전했다.

지난 9일 종영한 '루카'에서 짐승 같은 본능으로 주인공 지오(김래원 분)를 계속 쫓는 '이손'으로 분했다. 강렬한 액션과 함께 유나(정다은 분)와의 애틋한 러브라인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최종회에서 이손은 결국 지오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김성오는 "제 입장에서는, 비록 죽긴 했지만 마지막회에 죽어서 괜찮았다"며 "이손 입장에서는 좀 일찍 죽었으면 편안했을 것 같은데, 살아있던 시간 만큼 괴로움이 커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손과 실제 자신과의 공통점으로 '고집'을 꼽았다. "제가 고집이 좀 있다. 누구나 고집은 있겠지만 살아온 인생을 보면 배우를 하고 있는 것 자체도 고집 덕분인 것 같다. 이손 역시 한 가지를 하면 꼭 끝을 내는 사람인데 그런 부분이 닮은 것 같다."

'루카'는 여러 파격적인 도전으로 장르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청률도 평균 5~6%대로 순항했다.

그는 "사실 시청률은 불만족스럽다. 처음 작품을 시작할 때는 시청률 30%를 기대하면서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대한다"며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잘 만들면 장르물이라는 한계를 돌파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가 있었다. 물론 6%도 나쁘진 않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매회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었다. 액션신에도 공을 많이 들였고, 영상미도 좋았다. 이런 부분들이 시청자들께 좋은 의미로 다가간 것 같다."

배우 김성오

액션을 위해 계속 운동을 하며 몸에 긴장감을 줬다. 그는 "액션이 많다보니 나 스스로 다치지 않아야겠다, 내 몸이 건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건 아니지만 '루카'를 할 때는 찍기 전부터 헬스장에 가서 몸을 긴장시켜 주고, 촬영 후에도 계속 운동을 하면서 다치지 않을 정도로 자극을 줬다"고 했다.

함께 출연한 김래원에 대해서는 '액션을 잘하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액션이 물론 사전에 합을 맞추고 하지만 기계가 아닌 이상 서로 넘어지고 부딪히면서 다치고 아프게 할 수도 있다. 제가 형이다 보니 래원이가 좀 더 힘들었을텐데 멍들어도 안 아프다고 하더라. 서로 배려하면서, 좀 아파도 서로 괜찮냐고 웃으면서 잘 넘어갔다. 많이 고맙다."

이다희는 "키가 크고 기럭지가 길어서 액션을 하면 시원시원하게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며 "처음 봤을땐 몰랐는데 몇 번 호흡을 맞추다보니 털털한 성격이더라. 억지로 뭔가 한다기보다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배려심 깊은 친구"라고 호평했다.

이루지 못한 사랑 연기를 펼친 '유나' 정다은에 대해서는 "저보다 나이도 많이 어리고 살짝 내성적이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잘 받아줬다"며 "아직 어리고 불편해서 그렇지 알고나면 편해지는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유나는 예쁘고 착한 사촌동생 같은 느낌, 보듬어주고 싶은 느낌이 있었다. 유나와 이손의 결말은, 가장 좋다고 할 순 없지만 좋은 쪽으로 끝났다. 만약 둘이 결혼하고 도망갔다면 아마 이손 입장에서는 유나를 불행에 빠뜨린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렇다고 이손이 유나를 사랑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는 "이손도 분명 유나를 굉장히 사랑했다. 그런데 이손 입장에서는 유나를 곁에 두면 더 힘들게 할거라고, 자기가 못난 사람이고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며 "유나를 차지하는 것보다 다른 좋은 사람에게 보내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사랑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성오

이손이 정말 '악당'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는 "만약 전쟁이 나서 총을 쥐어주고 전쟁터에 나가라고 하면 사람을 죽이라는 말 아닌가. 그래서 정말 죽인다면 그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나"라며 "한 번도 연기하면서 이손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냥 자신의 입장에 충실한 사람이었으며 사람을 죽이면서 죄책감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손과 유나를 '포켓몬스터'의 '로켓단'으로 비유하는 별칭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로켓단이 뭔지도 몰랐다. 제 색시도 몰랐다"며 "나중에 다른 사람한테 들었는데 재밌었다. 그만큼 저희 드라마에 애정이 있는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루카'는 독창적 세계관 위,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보편적이지만 묵직한 화두를 던지며 추격 액션의 신세계를 열었다.

그는 "인간은 옳은 존재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면, 인간은 인간답게 사는게 가장 좋은 것 같다"며 "특별하게 나쁘거나 착한게 아니다. 적당히 나쁘고, 그러면서도 착하고 그게 인간인 것 같다"고 밝혔다.

시즌2에 대해서는 "저는 들은 것도, 아는 것도 없다"며 "엔딩 보니 다분히 시즌2 상황이 보여지긴 하던데, 세계관이 더 커질 것 같아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고 기대했다.

영화 '아저씨'를 통해 소름 끼치는 악역 연기를 선보였다. 이후 드라마 '자이언트', '싸인' 등에서도 악역 연기로 호평받았다.

"악역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이 있긴 하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작품들이 빌런을 표현하는 데 시간을 좀 더 할애하는 것 같다. 빌런도 사람이고, 그 사람의 성격과 사연이 표현되다보니 다양한 악역이 나온다. 배우 입장에서 시나리오 상 표현이 되어 있으면 더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것 같다."

그는 "제 배우 기점은 '아저씨' 전과 후로 나뉜다. 아저씨 전에는 사실 배우라고 말하기 부끄러웠던 것 같다"며 "아저씨 이전에는 그냥 이런저런 일을 하며 살아갔는데 아저씨 이후에는 직업이 배우가 됐다"고 말했다.

힘들었던 때도 많았지만 잘 이겨냈다. "어깨수술을 하고 1년 동안 재활하면서 일을 못 했던 적이 있다. 경제적인 문제도 있고 배우로서의 욕망도 있어서 힘들었는데, 동시에 '이럴때가 아니다', '이겨내자', '재활 더 잘 받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들이 힘든 생각을 눌렀던 것 같다."

'런닝맨', '놀라운 토요일' 등 예능에서도 활약한 바 있다. 그는 "사실 예능은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제 가족사나 현재 상황 이런 걸 말하는 것도 좀 힘들다"며 "맛집을 가는 건 괜찮을 것 같다. 그런건 그냥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복싱'을 주제로 한 예능이라면 당장이라도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다. "잘하진 못하지만 과거 복싱을 배웠는데 재미있었다. 생활체육 복싱대회 이런 게 있다던데, 이런 걸 다루는 예능이 있으면 출연도 하고싶고, 또 재밌게 볼 것 같다."

차기작에 대해서는 "자세한 이야기는 못하지만 넷플릭스 드라마를 촬영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인간의 감정선을 많이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 착한 사람이지만 나쁜 짓도 하고, 나쁜 사람인데 착하기도 한 복잡적인 인물"이라며 "사실 인간이 다 그렇지 않나. 디테일한 인물,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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