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통영과 거제 일주
남해의 통영과 거제 일주
  • 김진해 기자
  • 승인 2018.11.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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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을 출발 경주, 울산, 부산을 거쳐 김해, 창원, 마산, 고성, 통영에서 거제까지 318.2km 거리다.

국도 번호가 짝수인 경우는 횡단 국도다. 그런데도 14번 국도는 종단에 가깝다. 경상북도 '동해 인접 내륙 지역을 거쳐 남해 거제시까지'라면 '내려간다'는 표현이 맞다. 교통량이 가장 많은 구간은 부산에서 마산까지로 이 구간은 시내 도로라고 생각하면 된다. 두 번째로 교통량이 많은 구간은 경주에서 부산까지인데 대도시 간에 놓인 2차선 도로라 꽤나 붐비는 편이다. 대부분의 여행지는 경상남도 고성부터 통영, 거제에 이르는 14번 국도에 집중돼 있다. 남해라는 자연의 보물을 끼고 있기도 하지만 문화와 예술을 꽃피운 거장들의 고향이라 오감 만족 여행지로 부족함이 없는 구간이다.

14번 국도는 포항과 경주를 거치며 경주국립공원 토함산 지구의 동쪽 사찰과 유적들을 지난다. 울주를 거쳐 '꼼장어(먹장어)'로 유명한 기장을 통과한 후 부산 북부를 지나면 김해, 창원, 마산의 시내 도로가 된다. 이어 경상남도 고성의 공룡엑스포장이 있는 마동호를 지나면 통영에 다다른다.

통영은 작은 도시 안에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몰려 있어 여행자에게 많은 추억을 선사해주는 곳이다. 통영에서 14번 국도를 따라가면 통영타워를 만나고 그 앞의 신거제대교를 건너면 거제시가 시작된다. 거제 구간에 들어서면 장승포항까지는 일반 시내 도로와 비슷해 밋밋하지만 장승포항부터 해금강, 한려해상국립공원까지는 14번 국도만의 놀라운 비경과 이국적인 정취를 맛볼 수 있다. 그리고 남해의 시원한 바다를 끝으로 국도가 끝나는 것 또한 매력적이다.

동피랑마을
동피랑마을

▶동피랑은 통영시중앙활어시장 뒤편의 구불구불한 오르막 골목길을 따라가면 강구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마을이다. 마을 벽에 그려진 갖가지 벽화 때문에 통영 명물로 소문난 지 오래다. 이곳은 흔히 달동네라 불리는 지역이었다. 통영시에서는 이곳에 동포루라는 누각을 세우고 마을을 철거할 계획이었는데 시민단체가 '동피랑 색칠하기 전국 벽화 공모전'을 열면서 전국 미술대학 재학생과 개인 등 18개 팀이 동피랑 마을 벽에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이다. 남해 풍경과 어울리는 따뜻한 그림 덕분에 마을은 철거를 면할 수 있었다. 동피랑은 '동쪽 벼랑'이라는 뜻이다.

 

오미사꿀빵
오미사꿀빵(사진출처: 오미사꿀빵 홈페이지)

▶오미사꿀빵은 1969년 오미사세탁소 옆에 자리 잡고 하동에서 온 제빵 기술자가 꿀빵을 만들어 판 것이 시초다. 세탁소는 없어지고, 제빵기술자였던 아저씨는 지금 할아버지가 됐지만 '오미사꿀빵'은 여전히 통영의 명물로 사랑받고 있다. 고운 팥 앙금이 꽉 찬 도넛에 시럽을 묻히고 깨를 뿌려 만든다. 기름에 튀겨 시럽을 입혔지만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먼저 난다. 앙금도 달지 않아 좋다. 일정 양을 만들어 다 팔면 문을 닫기 때문에 늦지 않게 가야한다. 다행히도 아들이 하는 분점도 있고, 잊지 못하는 그 맛을 홈페이지를 통해 택배로도 주문할 수 있다.

 

충무김밥(사진출처: 한국관광공사)
충무김밥(사진출처: 한국관광공사)

▶충무김밥은 1970년대 '뱃머리김밥'이라는 이름으로 통영과 부산, 그리고 통영과 여수를 오가는 여객선 선상, 여객선 터미널 등에서 아낙들이 팔던 김밥이다. 한나절만 지나도 쉽게 쉬어버리는 김밥 대신 밥과 반찬을 따로 준비한 것이다. 구수하고 심심한 김밥과 칼칼한 갑오징어무침, 멸치젓을 듬뿍 넣은 무김치, 간간한 어묵볶음 등은 언제나 감칠맛 나는 맛의 궁합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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