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논란 방송가도 공포…배우 교체·재촬영속 전전긍긍
'학폭' 논란 방송가도 공포…배우 교체·재촬영속 전전긍긍
  • 뉴시스
  • 승인 2021.03.1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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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뜨는 강' 지수·'모범택시' 나은 교체
'박햬수 의혹'에 '디어엠'은 첫방송 연기도
'학폭 관련 서약서 등장설' 등 방안 마련 계기
지난달 15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KBS 2TV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지수

강진아 기자 = 최근 연예인들의 학교 폭력(학폭)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방송가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누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전전긍긍 모양새다.

논란에 휩싸인 '의혹 배우'들의 파장은 거세다. 인기의 추락은 하차로 이어지고, 잘 나가던 방송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드라마는 멈출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하차와 교체 사이, 재촬영 난제와 함께 방송사와 제작사만 죽을 맛이다.  

가장 큰 파장을 몰고온 건 배우 지수다. KBS 2TV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의 남자 주인공이지만 '학폭 인정'과 함께 전격 하차했다.  이미 드라마가 전체 촬영의 95% 이상이 진행됐지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수로부터 중학교 시절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오면서다. 추가 의혹도 제기되며 '달이 뜨는 강' 시청자 게시판에는 지수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드라마가 시작한 상황에서 주인공의 중도 하차라는 돌발 악재를 맞은 것. KBS는 지수 대신 나인우를 새로 캐스팅하고 재촬영에 돌입했다.다행인건 나인우가 투입된 '달뜨강' 시청률 하락세가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8일 지수가 빠지고 나인우가 처음 등장한 '달이 뜨는 강'은 시청률 8.7%(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기존 시청률은 9~10%를 웃돌던 상황이었다.

주인공 하차와 재촬영 악재속 '달뜨강'은 훈훈한 소식도 전했다. 주연 배우 이지훈과 왕빛나가 재촬영 출연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 그러나 이같은 노개런티 미담은 생계형 조연배우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현실이다. 제작사측도 감행해야 하는 재촬영과 출연료라는 이중의 부담감이 작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배우 이나은이 지난 2019년 12월3일 오후 서울 성수동 카페 사이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에 이어 오는 4월9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SBS 새 금토드라마 '모범택시'도 배우 교체에 나섰다. '모범택시'에 출연하는 그룹 '에이프릴'의 이나은이 전 멤버 왕따 의혹부터 학폭 의혹까지 논란에 휩싸이면서다.

'모범택시'는 전체 촬영의 60% 정도 진행된 상황이었다. 이후 이나은이 빠진 자리에 표예진이 '모범택시' 출연을 확정했다.

박혜수가 주연을 맡은 KBS 2TV 새 금요드라마 '디어엠'도 난감한 처지다. 지난달 박혜수에 대한 학폭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박혜수 측은 의혹을 부인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디어엠' 측은 결국 "출연자 관련 사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프로그램 완성도 제고"를 이유로 지난달 26일 예정됐던 '디어엠'의 첫 방송을 연기했다.

그 뒤 박혜수는 SNS를 통해 직접 입을 열고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했지만, 학폭 피해를 주장한 이는 다시 반박하며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또 심은우도 중학교 시절 학폭 의혹이 제기됐고, 소속사는 "문제될 만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심은우는 올 상반기 방송 예정인 JTBC 새 드라마 '날아올라라 나비'에 출연한다.

배우 박혜수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면서 방송사와 제작사들의 피해 예방 움직임도 보인다. 최근에 드라마 등 현장에서는 학폭 관련 서약서까지 등장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일각에서는 출연자들의 과실로 인한 피해에 대한 배상 등 관련 계약 조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번 사태를 통해 관련 방안을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캐스팅을 하면서 사전에 검증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출연 중간에 프로그램에 손해를 끼치게 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배상 등의 조항이 있어야 경각심을 갖게 될 것 같다"며 "향후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그런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학폭 논란 관련 사실을 가려내기가 어렵고 모호한 부분이 있어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될 지는 미지수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무차별 폭로를 통해 이뤄지는 문제제기 방식이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며 "학폭의 개념이나 책임에 대한 부분이 모호하고 악용될 소지도 있어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자칫 불평등하거나 부당한 책임을 개인에게 묻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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