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팀, 암 환자 안전한 임신법 찾아
서울대병원 연구팀, 암 환자 안전한 임신법 찾아
  • 천덕상 기자
  • 승인 2021.03.17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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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유방암, 자궁내막암 등 여성암 환자가 임신에 대비해 과배란을 유도할 때 여성 호르몬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해 암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팀(김훈, 김성우 교수)은 연구를 통해 여성암 환자가 과배란을 유도할 때 초기 여성 호르몬 수치를 일정 수준 이하로 조절해 암 악화의 위험 없이 안전하게 시술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근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과 같은 여성 호르몬 관련 암을 진단받는 가임기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 환자들은 항암 치료 과정에서 난소 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 향후 임신에 대비해 항암, 방사선 치료 전 미리 난자 또는 배아를 동결한다.

문제는 난자나 배아를 체외 보존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과배란을 유도해 난자를 채취하면 여성 호르몬 수치가 상승한다는 점이다. 여성 호르몬 수치가 정상치보다 높아지면 암이 악화 또는 재발할 잠재적인 위험이 있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대병원 가임력보존센터에서 난자 또는 배아동결을 시행한 유방암, 자궁내막암 환자 9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국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과배란 유도 시 여성 호르몬의 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해 레트로졸이라는 약제가 사용된다.

연구 결과, 레트로졸을 투약해도 환자 36명(21.9%)은 호르몬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다. 과배란 유도 초기 수치가 높으면 완료 시점도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할 위험성이 높았다. 특히, 초기값이 84.5pg/mL 이상이면 위험성이 약 5.4배 증가했다.

구 교수는 “레트로졸을 증량하거나 과배란 유도 약제를 감량해 여성 호르몬의 비정상적 상승을 예방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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