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인터넷보험사 5주년…"인슈어테크, 느리지만 반드시 도래"
국내 최초 인터넷보험사 5주년…"인슈어테크, 느리지만 반드시 도래"
  • 뉴시스
  • 승인 2018.11.2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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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기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마케팅 임원 인터뷰
임성기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DX파트장 겸 마케팅팀장(임원)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성기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DX파트장 겸 마케팅팀장(임원)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하 교보플래닛)은 규모나 인지도면에서 아직은 생소한 보험사다.하지만 이 작은 회사의 역사가 곧 국내 인터넷보험 역사이기도 하다. 

교보플래닛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인터넷 보험사이다. 많은 보험사에서 채널을 모바일 및 인터넷으로 다변화하고 있으나 막상 인터넷상품 판매를 전업으로 하는 보험사는 이곳이 유일하다.
 
'국내 유일 인터넷보험 전업사'가 내달 3일이면 창사 5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국내 인터넷보험 시장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뉴시스는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창립멤버이자 현 교보플래닛 임원 임성기 DX파트장 겸 마케팅팀장을 만났다.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임 팀장의 사무실은 텅 비어있었다. 그는 "지금은 방 안에 앉아있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직원들과 바로바로 소통하기 위해 내 책상도 밖으로 옮겼다"며 "임원용으로 마련한 이 방은 회사가 안정궤도에 올랐을 때 써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직 국내 인터넷보험 시장은 미약하다. 생명보험 시장에서 인터넷 생명보험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MS)이 1%도 채 안된다. 임 팀장은 "다른 금융상품 보다 보험(Insurance)과 테크(Tech)결합은 유독 느리다. 하지만 속도의 문제일뿐 '인슈어테크(Insure+Tech)'는 반드시 다가올 변화의 바람"이라고 확신했다.

임성기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DX파트장 겸 마케팅팀장(임원)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성기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DX파트장 겸 마케팅팀장(임원)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인슈어테크나 핀테크, 4차산업 등 용어마저 생소하던 지난 2010년 처음 인터넷보험 전업사를 생각해냈다. 

현 이학상 대표를 주축으로 교보생명 직원 5명으로 구성된 e비즈니스 사업추진단을 꾸렸다. 당시 이 팀에 합류했던 임 팀장은 상품계리와 재무 등을 맡아 교보프래닛을 만드는 데 협력했다. 교보플래닛은 교보생명이 지분을 100% 보유한 자회사다.

임 팀장은 "주위에서 시기상조라며 걱정을 많이했다. 보험은 설계사가 청약서 등 서류로 진행하는 인지(人紙)산업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람도 종이도 없앤다니까 과연 가능하겠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내·외부 반대를 극복하는데 이후로 3년이 걸렸다.

국내에서 최초 시도이다 보니 막막했다. 사업모델과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해외사례를 찾았다. 우리보다 1년 앞선 일본의 '라이프넷'과 다른 인터넷 금융상품 등을 연구했다. 우여곡절 끝에 금융위원회에서 본인가 받고 법인을 설립했는데 아직도 그때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고 회상했다.

 국내 '테크변화'는 IT강국답게 빠른 편이다. 하지만 금융, 그 중에서도 보험은 느리다. 

그는 "중국은 우리와 비슷한 시기인 2012년부터 인터넷보험이 생겨났다. 바이두나 알리바바 등 기업을 중심으로 보험사를 인수하고 설립하는 과정을 거쳐 지금은 세계적으로 앞서갈 정도로 성장했다. 또한 미국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는 헬스케어와 연동한 바이탈리티(Vitality)상품과 함께 발전하고 있다. 한국은 IT변화 속도 대비 보험성장세는 느린편"이라고 설명했다.

임성기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DX파트장 겸 마케팅팀장(임원)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성기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DX파트장 겸 마케팅팀장(임원)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 이유로 '보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규제'를 꼽았다.

임 팀장은 "인터넷보험의 주요 수요층인 젊은세대를 끌어당기지 못하고 있다. 젊은세대는 보험가입에 부정적이다. 보험의 중요성을 아직 인식못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과도한 지인영업 등으로 만연해진 보험의 불신탓도 크다. 실제로 국내 보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중 하위권이다.

높은 진입장벽도 문제다. 처음 시장이 성장하려면 자유로이 경쟁해야 하는데 보험은 규제산업이다보니 핀테크 등 스타트업체가 뛰어들기 쉽지 않다. 플레이어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보험의 경쟁력으로 '높은 가성비'를 꼽았다.

그는 "보험사가 상품설계 시 아무래도 보험설계사에게 지급할 수수료를 감안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오프라인에서는 중간유통과정이 생긴다. 하지만 온라인은 이 중간비용을 제외하고 설계가 가능하다. 소비자에게 혜택을 온전히 줄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앞으로 '똑똑한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다. 보험설계사가 추천하는 상품은 진짜 내게 필요한 상품이라기보다 보험사에서 수수료를 많이 받는 상품일 확률이 높다. 이제 직접 보험료와 상품구성을 비교하며 가입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다. 우리는 그 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서울대 대학원 수학과를 졸업하고 교보생명에 입사했다. 재직 중 보험계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e비즈니스 사업추진단에 몸담은 계기로 교보플래닛으로 옮겼다. 현재는 한국보험계리사회 이사이자 직토(ZIKTO) 자문위원이다. 저서로는 '보험으로 짠테크하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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