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베팅한 배터리株…증권가 "폭스바겐 우려 과도"
개미 베팅한 배터리株…증권가 "폭스바겐 우려 과도"
  • 뉴시스
  • 승인 2021.03.2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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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슈말 폭스바겐그룹 기술 부문 이사가 15일(현지시간) 첫 배터리데이에서 '2030 배터리·충전 기술 로드맵'을 공개하고 있다

유자비 기자 = 최근 폭스바겐의 '배터리 독립 선언'으로 국내 배터리주 주가가 주춤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15일(현지시각) 개최한 '파워데이' 이후 LG화학 주가는 전날까지 18.8%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 주가도 같은 기간 10.5% 내렸고, 삼성SDI도 7.4% 가량 빠졌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이들 세 기업에 대해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LG화학을 16일부터 전날까지 1조320억원어치 사들였다.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1위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3099억원, 2251억원 사들여 순매수 종목 3위, 6위를 각각 차지했다.

최근 폭스바겐이 파워데이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국내 배터리주 주가가 크게 흔들렸으나 개인은 주가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폭스바겐은 파워데이에서 2030년까지 연간 240GWh 규모 배터리 독자 생산 계획과 함께, 2023년부터 신규 각형 배터리를 적용해 2030년 생산하는 전기차의 80%에 각형 배터리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의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에 주력해왔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테슬라,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에 나서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증권가는 배터리 경쟁력,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우려가 과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는 자동차 업체들의 내재화 선언 및 각형, 파우치형 논란으로 조정을 받았다"며 "자동차 업체들의 내재화 시도는 당연하나 관건은 자체 생산한 배터리의 경쟁력이다. 후발 업체의 추격은 어렵다"라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승용차 기준 전기차 판매 대수는 31만대, 배터리 판매량은 141GWh로 추정되는데, 오는 2030년에는 각각 3288만대, 2630Gh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이 충분히 커진 상태여서 업체들간 기술경쟁 결과에 따라 명암이 갈린다면 이런 주가 흐름이 고착화될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기술적으로나 규모의 경제 면에서 최선두권인 K배터리업체들에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기회의 땅"이라고 밝혔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도 "당장 한국 2차전지 업종이 마주하고 있는 영업환경이 전방 산업 수요 고성장과 안정적 배터리 공급 부족이라는 사실은 불변"이라며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도 한국 업체들의 각형 생산 전환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먼 미래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주가 조정 국면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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